뉴욕증시분석

블랙먼데이 모면했지만…MS "마지막 폭락 온다"

해외선물 전문 정실장 2023. 3. 21. 09:23

 

<3월 20일(월) 뉴욕 금융시장>
▶주가 상승=S&P500 +0.89%, 나스닥 +0.39%
▶금리 상승=미 국채 10년물 3.487%(+5.6bp)
▶유가 상승=WTI 배럴당 67.64달러(+1.35%)
일요일인 19일 크레디스위스는 같은 스위스 은행인 UBS가 인수하기로 결정됐습니다. 인수가는 32억 달러입니다. 밈주식 AMC(시가총액 23억 달러)보다 약간 더 높게 쳐준 것이죠. 스위스 금융당국은 UBS에 1000억 달러 이상의 유동성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미 중앙은행(Fed)도 이를 지원했습니다. Fed는 UBS 인수가 결정되고 몇 시간 뒤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해 영국, 캐나다, 일본, 스위스 등의 6개국과 맺고 있는 상시 달러 스와프 라인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7일 만기 물의 운용을 매주에서 매일로 늘리기로 합의했다”라고 발표했습니다. 필요하면 언제든 달러를 빌려주겠다는 것입니다.
급한 불은 껐지만, 시장에는 불안감이 남아 있습니다. 20일(미 동부시간) 유럽 증권시장이 개장한 직후 크레디스위스 주가는 60%가 넘게 폭락했고 UBS도 10% 넘게 떨어졌습니다. ING, 도이치뱅크 바클레이즈 등 다른 유럽은행 주가도 하락했고요. 이에 스위스 증시는 장 초반 한때 2.1%까지 밀리는 등 유럽 주요국 증시가 큰 폭의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크레디스위스 주가 하락은 당연합니다. UBS가 지난 금요일 종가의 약 40%(금요일 종가는 1.86스위스프랑이었고, 인수가는 주당 0.76스위스프랑)에 인수했으니까요.
그러나 다른 은행주 하락엔 크레디스위스 처리 과정에서 AT1(Additional Tier-1), 우리 말로는 신종자본증권을 상각 처리하기로 한 게 영향을 줬습니다. 스위스 정부가 크레디스위스가 발행한 채권 중 약 20%인 160억 스위스프랑 규모의 AT1 채권을 모두 0으로 처리한 것입니다. 정부가 90억 스위스프랑 보증을 제공(구제 금융)했기 때문에 AT1 상각 조건이 충족됐다는 겁니다. AT1은 은행이 자산부실 등 위기에 처했을 때를 대비해 발행한 완충재 역할의 채권으로, 코코본드라고도 불립니다. 은행의 자본비율이 미리 정한 기준 이하로 떨어지면 투자자 동의 없이 상각 또는 보통주로 전환해 은행 자본을 늘려주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은행 위험을 납세자가 아니라 채권 보유자에게 넘기기 위해 도입되었죠.
문제는 이 채권이 주식보다 선순위인데요. 이번에 주주들은 22.48주당 UBS 1주를 받게 됐는데, AT1 보유자들은 아무것도 건지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유럽은행 감독청은 보통주가 손실을 흡수하는 첫 번째 상품이고 이를 완전히 상각한 뒤 AT1을 상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위스는 유럽연합(EU) 국가가 아닙니다. 골드만삭스는 잠재적 소송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조치는 두 가지 문제를 낳습니다. 유럽 코코본드 시장 규모는 2750억 달러에 달하는데요. 이번 결정으로 AT1 가격이 폭락했습니다. 코코본드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ETF 가격은 한때 17%가 넘게 내렸습니다. 이는 채권 시장 전반의 불안을 부추겼습니다. 두 번째는 앞으로 유럽은행들이 자본을 끌어모으기가 어려워진 것입니다. 2020년 8월 크레디스위스가 5.625% 금리에 15억 달러 규모의 AT1을 발행하려 했을 때 수요가 몰려 금리가 5.25%까지 내려가기도 했죠. 하지만 앞으로 투자자들은 AT1 인수를 꺼리게 될 것입니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전략가는 "UBS의 인수가 '노딜 시나리오'보다는 낫지만 AT1 채권을 완전히 상각키로 한 결정은 다른 유럽은행 시스템으로 위기가 전이될 위험을 키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삭소뱅크는 "스위스 당국의 결정은 AT1 시장에 지속적 피해를 줄 수 있고, 유럽은행의 장기 자금 조달을 어렵게 만들고 자본 비용을 상승시킬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유럽 채권 시장에서는 회사채 금리가 치솟고 반대로 국채 금리는 하락세로 출발했습니다. 미국 국채 시장도 영향을 받았죠.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아침 한때 3.30%까지 내렸습니다. 다만 코코본드 문제는 미국 외 시장에 국한된 것입니다. 미국 은행은 AT1 발행이 거의 없습니다.
이처럼 장 초반 불안의 첫 번째 원인은 AT1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미국 은행권 이슈는 주말 사이에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지난주 JP모건 등 11개 금융사가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에 300억 달러 예금을 유치했지만 지난 19일 S&P글로벌은 퍼스트 리퍼블릭의 신용등급을 BB+에서 B+, 즉 정크 수준으로 강등했습니다. 지난 15일 A-에서 투기 등급으로 내린 데 이어 추가로 떨어뜨린 것이죠. S&P글로벌은 "지난주 상당한 예금 유출로 유동성 스트레스가 높아진 상태”라며 300억 달러 구제 패키지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무디스는 지난 17일 투기 등급으로 내린 바 있습니다. 현재 미국에선 정크 신용등급을 갖고 영업 중인 은행은 없습니다. 뭔가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지난 주말에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지역은행 구제에 나설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블룸버그 등은 백악관 고위 관료들이 버핏과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죠. 버핏은 과거 은행 위기를 구원한 적이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초입인 2008년 9월 골드만삭스에 50억 달러를 투자했었고, 2011년에도 주가가 폭락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50억 달러를 투입했었죠.
하지만 이후 아무런 소식이 없습니다. 짐 비앙코 비앙코리서치 설립자는 "바이든 행정부가 버핏과 지역은행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언론에 유출했을 때 시장은 버핏이 수표를 쓸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대신 시장은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제롬 파월 Fed 의장의 공동성명에서 '미국 금융시스템이 안정되어 있다'라는 말만 들었다"라면서 "정부는 버핏이 수표를 쓰는 걸 보지 않고는 그의 이름을 누설하지 말았어야 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버핏이 투자하지 않는 게 뭔가 불안 요인이 있기 때문이 아니냐고 시장이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죠.
월가에서는 지역은행 관련 논문 하나가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USC의 장 에리카 쉬에웨이, 노스웨스턴대의 그레고르 마트보스 등이 쓴 '2023년 통화 긴축 및 미국 은행 취약성: 시가평가 손실 및 무보험 예금자 이탈?'이라는 제목의 논문입니다. 이 논문은 "최근 금리 상승에 따른 미실현 증권 손실과 예금에 대한 무보험은 예금자들이 인출할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이로 인해 실리콘밸리 은행(SVB)이 붕괴됐다. 무보험 예금자의 절반만이 예금을 찾기로 하더라도 거의 190개 은행이 잠재적인 손실 위험에 처해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 미국 머니마켓 펀드 규모는 이달 들어 5조 달러를 돌파했고 지난주 1200억 달러가 넘는 돈이 유입됐습니다. 최근 3년 내 가장 많은 주간 순 유입입니다. 이 돈은 위기를 겪고 있는 중소은행들 계좌에서 유출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아폴로 글로벌은 "느린 뱅크런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Fed가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이후로 머니마켓에 4000억 달러 이상이 유입됐고 지난주에만 1000억 달러가 넘게 들어왔다. Fed가 이번 주 금리를 올린다면 이런 흐름은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뉴욕 증시 개장 직후 퍼스트 리퍼블릭 주가는 폭락하기 시작했습니다. 40% 넘게 떨어지면서 거래가 10여 차례 이상 중단됐습니다. 주요 지수는 혼조세로 출발했습니다. 다우와 S&P500 지수는 강보합, 나스닥은 약보합세를 보였습니다.
변곡점은 유럽에서 나왔습니다. 유럽은행 감독청이 "보통주가 여전히 AT1보다 먼저 손실을 책임진다"라고 반복해서 밝힌 것입니다. 이 발표로 AT1 채권 가격은 저점에서 8% 상승했고 채권 시장은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습니다. 유럽 증시도 반등하면서 스위스 증시는 0.35% 오른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대부분 1%대 이상 상승세로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독일 등 유럽 국채 금리도 상승세로 전환했습니다.
유럽 금융주도 반등하거나 낙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한때 13%까지 떨어졌던 UBS는 1.26% 반등했고, CS는 55.7% 떨어진 0.82스위스프랑을 기록했습니다. 장 초반 8.5% 이상 빠졌던 도이체방크는 0.63% 하락 마감했고 6.5%까지 밀렸던 코메르츠방크는 1.44% 뛰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앨라스테어 라이언 애널리스트는 UBS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하고 목표가도 24.81달러로 높였습니다. 30% 이상 상승 여력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는 “산업 논리는 흠잡을 데가 없다. 크레디스위스는 스위스 내, 그리고 자산 관리 사업에서 UBS에 가장 큰 경쟁자였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미국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미 증시도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결국, 다우는 1.2%, S&P500 지수는 0.89% 올랐고 나스닥은 0.39% 올랐습니다. 채권 시장의 국채 금리도 상승 전환했습니다. 10년물 수익률은 5.6bp 오른 3.487%, 2년물은 14.1bp나 상승한 3.966%를 기록했습니다. 2년물의 경우 오늘 최고 4.033%, 최저 3.620%를 기록했습니다.
미 금융당국과 은행들이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해결책을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인 것도 시장 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줬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가 주도해 대형 은행들이 추가 지원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예금했던 300억 달러 전부 또는 일부를 출자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보도가 나온 뒤 퍼스트 리퍼블릭 주가는 감자, 혹은 주식가치 희석 가능성으로 인해 더 떨어졌지만, 전체 시장 분위기는 개선됐습니다.
지난 주말 붕괴한 뉴욕 시그니처뱅크의 예금을 인수한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 주가가 31.65% 급등한 것도 긍정적이었습니다. (뉴욕 연방은행은 이를 매각해 25억 달러의 손실을 보았음) 팩웨스트(+10.78%), 퍼스트 시티즌스(+10.47%) 등 지역은행 주식 상당수가 상승했습니다. 퍼스트 리퍼블릭만 47.1% 떨어진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JP모건의 주가는 1% 이상 오르고, 골드만삭스 주가는 2%가량 상승했습니다.
일부에서는 미 은행들의 예금 전액을 미 예금보험공사(FDIC)의 보험 대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미국 중소은행 연합(MBCA)은 "모든 예금이 4대 초대형 은행으로 몰려들고 있으며 이에 따라 더 큰 패닉에 빠질 위험해 처해 있다. 은행이 실패하면 고객 패닉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라며 모든 예금을 2년간 즉시 보장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유명 투자자인 넬슨 펠츠도 정부가 예금보험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뱅크런의 속도를 늦추기 위해 모든 예금에 보증을 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존스트레이딩의 마이크 오루크 전략가도 ”당장 모든 은행의 주요 관심사는 예금 유출을 방지하는 것이다. 이 위기에 대한 가장 신속하고 효과적인 해결책은 예금보험 확장과 현대화라는 것이 분명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이는 연방정부가 막대한 비용 부담을 각오해야 합니다.
은행 발 불안이 이어질수록 경기 침체 가능성은 커집니다. Fed에 따르면 상위 25개 은행을 제외한 중소은행이 미국 전체 대출의 약 38%를 담당합니다. 특히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67%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들 지역은행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은 경기 침체 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오늘 드디어 배럴당 100달러 유가 전망을 철회했습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을 받아들인 것이죠)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토스텐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소규모 은행은 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대출기준을 강화하고 대출 속도를 늦추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 중반까지 미국 경제는 경기 침체에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은행 위기로 인해 빡빡해진 금융여건과 앞으로 더 강화될 대출기준 등을 고려하면 지난주 사태는 기준금리 1.5%포인트 인상과 맞먹는다고 추정한다"라며 Fed가 금리를 더 올리지 않아도 충분히 긴축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MKM파트너스의 마이클 다르다 이코노미스트도 "Fed는 은행 위기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 회의에서 금리를 25bp 인상할 수 있지만, 그것은 실수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건너뛰더라도 금융여건은 계속 긴축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골드만삭스도 "최근 은행 시스템에 누적된 스트레스로 인해 이번 주 FOMC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얀 헤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Fed가 현재 은행 시스템 위기가 가장 큰 걱정거리라는 우리 견해를 수용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씨티그룹은 "FOMC가 25bp를 올려 기준금리를 4.75~5%로 높일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점도표 상의 최종금리는 25bp 높아져 5.25~5.5%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대한 시장의 판단은 결국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금융 안정성에 더 무게를 두느냐, 아니면 물가 안정에 더 중심을 두드냐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JP모건도 25bp 인상을 계속해서 예상합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게펜 이코노미스트는 "Fed는 두 가지 목표와 두 가지 도구를 갖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금융 시장 안정이고 중기적으로는 물가 안정이다. 그래서 그들은 한 번에 두 방향으로 행동할 수 있다. 그동안에도 금융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최종 대부자로서 은행들에 대출했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 주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할 것으로 본다. 다만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져 구체적 가이던스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메시지가 더 비둘기파적일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Fed의 비공식 대변인'이라고 불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Fed가 몹시 어려운 금리 결정에 직면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썼습니다. 기사를 보면 Fed의 전 멤버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립니다. 리처드 클라리다 전 부의장(핌코 고문)은 "나는 Fed에 25bp를 올리라고 조언하겠다. 그들이 금리 인상을 일시 중단한다면 시장은 '그들이 우리가 모르는 무엇인가를 안다'라고 불안해하는 상황으로 들어갈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에릭 로젠그린 전 보스턴연은 총재는 "나는 금리를 인상해 타오르는 불에 휘발유를 붓지 않겠다. 사람들은 (올려야 할 이유로) 인플레이션과 함께 Fed의 신뢰도에 대해 말하지만, 신뢰는 경제 논리에 맞는 일을 함으로써 가장 잘 유지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빌 더들리 전 뉴욕 연방은행 총재의 블룸버그 인터뷰를 보면 그도 결정을 못 내리고 있습니다.
▶Fed가 금리를 올릴 것으로 봅니까?
=50bp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고 금리를 인하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진짜 질문은 0이냐 25bp냐입니다. 은행 시스템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인플레이션 문제도 있습니다. Fed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서 한편으로 은행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기 위해 유동성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내가 Fed에 있다면 아마 잠시 멈추는 것이 좋을 것 같지만 사람들을 놀라게 하지 않는 방식으로 해야 합니다. 지금 금리 인상을 중단한다면 많은 이들이 왜 지금 그만두냐고 물을 겁니다. 은행 시스템 상황은 생각보다 더 나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무보험 예금과 미실현 손실로 인한 신뢰 문제라는 점에서 지난번 글로벌 금융 위기와는 매우 다른 상황이라고 봅니다. 경제도 당시처럼 무너지지 않고 있습니다. 당시엔 2007년 12월부터 침체에 들어갔지만, 지금은 침체가 아닙니다. 경제는 실제 꽤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지금 압박을 받는 은행은 커다란 은행 시스템의 작은 일부입니다. 그래서 이것은 큰 금융위기가 아니라 일부 은행에 대한 신뢰 부족이란 점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에서 올해 말 100bp 이상의 상당한 금리 인하를 가격을 책정하고 있습니다.
=매우 시기상조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그것은 Fed가 은행에 신뢰할 수 있는 유동성 지원 제공에 실패했다는 걸 의미합니다. 저는 Fed가 성공적으로 은행을 지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Fed가 이미 실시한 것(BTFP)도 상당히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제가 Fed에 있다면 어떻게 유동성 측면에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지 모색할 것입니다. 은행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면 Fed는 더 금리를 높여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습니다.
▶지난주 Fed의 대차대조표가 다시 확장되었습니다. 그것이 양적 긴축(QT)의 끝이라는 의미인가요?
=간단히 말해 은행 시스템을 지원하기 위해서 최종 대부자로서 유동성을 대출해 준 것으로 생각합니다. 국채와 모기지 증권을 감축하는 QT는 줄어들지 않고 계속 진행되리라 생각합니다. 나는 이 도구들이 잘 분리되어 있고 다르다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QT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Fed워치 시장에서는 오후 5시께 25bp 인상 확률을 76.8%, 동결 확률을 23.2%로 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올린다는 얘기지요. 하지만 최종금리는 4.8%에 그칠 것으로 봅니다. 올려도 마지막 인상이라는 추측입니다. 특히 이르면 6월 회의부터는 금리 인하를 예상합니다. 그래서 올해 말 100bp 이상 내릴 것이라고 베팅하고 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25bp 인상을 하든, 동결하든 파월 의장의 멘트가 더 중요하다. 이번에 인상하더라도 마지막 인상, 즉 '비둘기파적 인상'이라면 시장은 반길 것이다. 그래서 기준금리 인상 폭보다는 성명서와 점도표, 그리고 파월 의장 발언을 잘 봐야 한다. 지금 시장은 이르면 6월부터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데,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이 어느 정도로 반박(push back)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비둘기파적 예상이 최근 기술주의 상승 동력이 되어 왔습니다. 지난주 은행 위기 속에서 은행주는 12% 폭락했지만, 나스닥 종합지수는 4.4%나 올랐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조금 다른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승승장구하던 마이크로소프트(-2.58%) 아마존(-1.25%) 알파벳(-0.52%) 등이 내림세를 보인 것이죠. 애플(+1.55%)과 메타(+1.13%)는 올랐지만요.
기술주의 상승세에 변화가 생기는 것일까요?
웨드부시는 여전히 대형 기술주들이 은행 위기에 따른 혼란에서 피난처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Fed가 긴축적 통화정책을 완화할 수 있는 데다 기술 기업들이 인력 구조조정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클라우드 및 사이버 보안과 같은 대형 기술주와 그 하위 부문은 월가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탄력적인 성장을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헤지펀드 사토리펀드의 댄 나일스 설립자도 은행 위기에 기술주를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CNBC 인터뷰에서 메타와 엔비디아 인텔 등에 대해 긍정적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메타의 경우 "사용자와 참여가 증가하고 있다. 강력한 핵심 사업을 갖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도체 주식에 대해서도 인텔과 엔비디아 주식을 갖고 있으며 AMD와 TSMC의 전망도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나일스는 엔비디아에 대해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의 가장 큰 수혜자"라고 언급했습니다. 또 스마트폰과 PC 부문에 대해서도 "충분히 (주가가) 하락했고 생성형 AI가 반등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인디펜던스 솔루션의 폴 믹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오랫동안 기술 분야에서 비중 축소 포지션을 지킨 뒤 다시 조금씩 들어가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기술 내에 꽤 흥미롭고 매우 구체적인 내러티브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ASML 등 유럽 반도체주와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생성형 AI 관련주 등을 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은행 위기로 인해 Fed가 금리를 중단하거나 인하하는 것에 대한 시장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그게 기술주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펀더멘털과 기술 업종의 방향이 더 나은 쪽으로 바뀌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믹스는 ”기술 회사들이 1분기 보고서와 향후 가이던스를 통해 차별화하는 방법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해고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는데, 이는 성장 비결이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오늘 아마존은 9000명을 추가 해고한다고 발표했습니다. 1월 초 1만8000명에 이은 것입니다. 물론 150만 명이 넘는 직원을 생각하면 2% 미만입니다. 문제는 앤지 제시 CEO는 클라우드, 광고 및 비디오 게임, 스트리밍 영역이 정리해고의 주요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힌 것입니다. 클라우드와 광고 및 비디오게임 등은 아마존의 현금창출원이면서 성장동력입니다. 이 부분에서 해고한다는 것은 성장동력이나 수익성이 떨어졌다는 뜻이겠지요. 그동안 메타 등 기술기업들이 정리해고를 발표할 때마다 주가가 올랐지만, 오늘 아마존은 1.25% 하락했습니다.
전체 시장 방향도 오리무중입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은행 위기와 관련, "Fed가 마련한 지원책이 불안을 완화하겠지만 은행업계의 이미 높아진 대출기준이 더 엄격해지는 걸 막지는 못할 것"이라며 "신용경색 위험이 증가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채 수익률 곡선도 이에 반응해 장단기 금리 역전 폭이 며칠 만에 60bp나 줄어들었다(가팔라졌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는 역사상 몇 번밖에 볼 수 없었던 일이다. 곡선의 역전은 일반적으로 12개월 이내에 경기 침체 신호를 나타내지만, 실제 위험은 저점에서 다시 가팔라질 때 시작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런 사태에도 지난주 주가가 오른 데 대해 "Fed와 FDIC의 예금자에 대한 구제 금융이 양적 완화(QE)의 한 형태로 주가 상승에 촉매를 제공한다는 시각이 커진 것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를 QE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주 Fed의 대차대조표가 많이 증가해 은행 시스템에 유동성이 제공됐으나 경제나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유동성을 만들어내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라는 것입니다. 윌슨은 지금이 베어마켓의 마지막 하락 순간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윌슨은 "주식 시장 관점에서 볼 때, 지난주 사건은 신용 가용성이 경제 전반에 걸쳐 감소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이는 마침내 시장 참여자들에게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다는 것을 확신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약세장이 끝나는 방식이다. 돌이켜 보면 예측할 수 없는 촉매가 항상 시장 참가자들에게 무엇이 옳았는지 인정하도록 강요해 왔다. 우리는 이 순간을 참을성 있게 기다려 왔다. 실제 매수 기회는 (이번에 다시 한번 하락한 뒤) 몇 달 뒤에 온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S&P500 주식 위험프리미엄(ERP)은 220bp 수준인데, 이게 350~400bp가 되기 전에는 여전히 매력적이지 않다"라고 설명했습니다.
JP모건도 오늘 보고서에서 "현재로서는 지속적 랠리가 결실을 보기 어려워 보인다. 어떤 랠리도 이 시점에서는 사라져야 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라고 밝혔습니다. 장기적으로 랠리가 나타나려면 인플레이션이 실질적으로 낮아지고(예: 3.5% 이하) 소득이 더 높아져야 하며 은행 위기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JP모건은 “은행 위기와 추가적인 ‘알려지지 않은 미지수’의 출현 가능성을 고려할 때 경기 침체는 확실해 보인다. 결합하면 새 강세장의 시작이 아니라 또 다른 약세장 랠리처럼 느껴진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의 단기 랠리는 투자자들의 메가테크 주식에 대한 가벼운 포지셔닝 및 순환매로 주도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마르코 콜라노비치 글로벌 리서치 헤드는 또 다른 보고서에서 "금융시장 및 지정학적 위험 증가로 '민스키 모멘트'의 가능성이 커졌다”라고 경고했습니다. 누적되어온 부채가 임계점을 지나면서 자산가치가 붕괴하고 위기를 일으키는 순간을 말합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