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분석

Fed 매파들의 진군…뭔가 숨기는 넷플릭스

해외선물 전문 정실장 2024. 4. 19. 09:55

 

전날 반도체 장비 업체인 네덜란드 ASML의 1분기 실적 부진으로 반도체 주들이 급락했었죠. 엔비디아는 3월 최고치보다 11% 이상 떨어졌고, AMD는 27%나 하락했었습니다. 투자자들은 반도체 업황이 예상처럼 개선되는지를 대만 TSMC의 실적 발표에서 확인하려 했습니다.
18일(미 동부시간) 새벽 발표된 TSMC의 실적은 예상보다 좋았습니다.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9% 증가했고, 매출도 16.5% 늘었습니다. 이런 실적 호조는 기본적으로 AI 수요 덕분이었습니다. 웨이저자 CEO는 "AI 분야에서 칩 수요가 만족시키기 힘든 수준까지 급증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가 매우 강하다. 생산 역량을 늘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올해 AI 관련 칩이 전체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할 것이며, 2028년에는 20%대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문제는 AI 수요가 아니었습니다. 스마트폰, 자동차, PC용 반도체 시장이 여전히 취약하다고 경고하면서 메모리 칩을 제외한 2024년 전체 반도체 시장 성장 전망치를 약 10%로 낮췄습니다. 3개월 전 제시했던 가이던스는 10% 이상이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자동차 칩이었습니다. TSMC는 애초 올해 이 부문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제는 오히려 감소할 것으로 봤습니다. 최근 전기차 수요 감소 탓이 크겠지요. 웨이 CEO는 또 "1분기 사업은 스마트폰의 계절적 요인 영향을 받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거시경제적,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지속하여 잠재적으로 소비자 심리와 최종 시장 수요에 부담을 주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TSMC의 최대 고객 중 하나인 애플은 1분기 아이폰 판매량이 1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죠.
TSMC의 콘퍼런스 콜에서는 ASML 실적 부진 이유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TSMC의 1분기 자본 지출은 56억 달러로 2020년 이후 두 번째로 낮았습니다. 그러나 올해 자본 지출에 대한 가이던스는 280억~320억 달러로 유지했습니다. 이는 올해 남은 기간 훨씬 더 많은 지출을 한다는 뜻입니다.
뉴욕 증시가 개장하자 TSMC의 주가는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결국, 4.86% 내렸습니다. 모든 반도체 주식이 덩달아 내린 것은 아닙니다. AI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게 확인되면서 엔비디아(+0.76%)와 AMD(+0.69%)는 오름세를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 스마트폰 관련 칩을 제조하는 대부분 회사가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마이크론(-3.78%)은 미국 정부로부터 61억 달러의 보조금을 받을 것이란 보도에 따라 장 초반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어가진 못했습니다.
반도체 업종이 계속 시장에 부담을 주는 가운데, 금리가 뛰면서 시장을 압박했습니다. 어제는 제롬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도 불구하고 채권 수요가 몰리면서 하락세를 보였었죠. 오늘 아침만 해도 소폭 내림세가 이어졌습니다. 최근 금리 급등으로 채권 매력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리사 샬럿 CIO는 "최근 금리 상승은 포트폴리오를 균형적으로 조정할 기회를 준다. 밸류에이션이 비싸진 주식을 팔아 고품질 채권에 대한 노출을 늘림으로써 매력적인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듀레이션 긴 장기 채권에 투자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지난 2월 초까지만 해도 국채 10년물 금리는 4% 아래에 있었고, 2년물도 4.1~4.3%에 머물렀죠. 그런데 지난 화요일 파월 의장 발언 직후 2년물은 5%, 10년물 4.7%까지 올라갔습니다.
문제는 파월 의장이 '매파' 봉인을 해제한 뒤 Fed 멤버들의 매파적 발언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은행 총재는 금리 인상에 대한 질문에 "금리 인상은 내 기본 전망이 아니다. 현재 금리가 적절한 수준이고 결국 어느 시점에서는 금리를 낮추고 싶어 할 것이라는 게 내 기대"라면서도 "데이터가 목표(2%)를 달성하려면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이야기한다면 우리는 분명히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확실히 금리 인하에 대한 시급함이 없다고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윌리엄스의 발언에 2년물 수익률은 상승세로 전환해 4.995%까지 뛰었습니다. 다시 5% 근처까지 육박한 것이죠.
윌리엄스뿐이 아닙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고 우리는 그것을 2% 목표로 되돌릴 필요가 있다"라면서 "올해 연말까지 금리를 인하할 위치에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보스틱 총재는 그동안 올해 말 한 차례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고 밝혀왔습니다.
전날 Fed의 미셸 바우먼 이사는 "인플레이션 진전이 정체되었을 수 있다"라면서 지금의 통화 정책이 경제를 제약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그렇다면 금리를 올려야 합니다. 지금 정책이 충분히 제약적이어서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파월 의장보다 더 매파적이죠.
이들 모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투표권자입니다. 짐 비앙코 비앙코리서치 설립자는 "보스틱 총재나 바우먼 이사의 발언을 들으면 이들은 6, 7월까지 금리 인하 찬성으로 돌아서기 어려울 것 같다. 새로운 주기의 첫 금리 인하는 통상 만장일치로 시작했다는 점에서 6, 7월 인하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장 마감 뒤 닐 캐시캐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Fed는 금리를 인하하기 전에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다는 확신을 더 가져야 한다. 잠재적으로 금리 인하는 2024년 이후까지 늦춰질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투표권자는 아닙니다.
로이터가 100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한 4월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요금 인하 횟수에 대해 100명 중 50명이 두 차례 인하, 34명은 두 차례 이상 인하, 12명은 한 차례 인하, 4명은 전혀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아직 인상은 없습니다. 또 절반 이상(100명 중 54명)은 금리가 9월에 처음으로 인하될 것으로 봤고, 26명은 7월, 단 4명만이 6월에 내릴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3월 조사에서는 108명 중 72명이 6월 첫 금리 인하를 예상했었지요.
결국, 오후 3시 40분께 국채 2년물 수익률은 5.6bp 오른 4.988%, 10년물은 5.2bp 상승한 4.637%에 거래됐습니다.
뱅가드는 10년물 수익률이 4.75%를 넘어서게 되면 채권 매수 포지션이 청산되면서 금리가 5%까지 급하게 올라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뱅가드의 알레스 쿠트니 글로벌 채권 헤드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10년물 금리가 임계점인 4.75%를 넘어서게 된다면 많은 투자자가 추가 손실을 제한하기 위해 보유 채권을 매각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달러는 또다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ICE 달러 인덱스는 오후 3시 45분께 전날보다 0.18% 올라 106.14를 기록했습니다.
한미일 3국 재무장관은 전날 공동선언문에서 "최근 엔화와 원화의 급격한 평가 절하에 대한 일본과 한국의 심각한 우려를 인지했다"라고 밝혔지만, 효과는 몇 시간 가지 못했습니다. 한미일 뿐 아니라 G7 성명에서도 "통화의 무질서한 움직임이 경제 및 금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는 점을 지적했죠. ING는 "사상 최초로 일본, 한국, 미국 3국 재무장관이 엔화와 원화의 급격한 가치 하락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한국과 일본의 환율 개입에 대한 미국의 승인이라고 해석하는 건 지나칠 수도 있지만, 두 나라가 동시에 개입할 수 있다는 전망을 높였다. 대규모 개입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달러 상승이 둔화할 수 있지만, 반전시키려면 현 상황에 상당한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Fed 매파들은 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그리고 중동에서의 긴장 확대도 달러 수요를 유지시킬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경제 데이터는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주간(~13일)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21만2000건으로 이전 주와 같았습니다. 연속으로 실업급여를 청구한 수는 2000건 증가한 181만200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더블라인 캐피털은 "실업급여 청구 데이터는 상대적으로 견고한 노동 시장을 나타낸다"라고 밝혔습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3월 기존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4.3% 감소한 연율 419만 채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2022년 11월 이후 가장 큰 한 달 감소 폭인데요. 그래도 시장 예상(-4.8%)보다는 나았습니다. 2월 이후 모기지 금리가 크게 상승한 탓이겠지요. 로렌스 윤 NAR 이코노미스트는 "사이클 저점에서 반등하긴 했으나 주택 매매는 교착 상태다. 금리가 큰 폭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웰스파고는 "견고한 거시경제를 바탕으로 기존주택 매매가 점차 회복될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인플레이션, 통화 정책의 불확실성에 따른 모기지 금리 상승은 올해 반등 범위를 제약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3월 기존주택 매매가격 중간값은 전년 대비 4.8% 올라 39만3500달러로 나타났습니다. 9개월 연속 상승세이긴 하지만 지난달 5.6%보다는 둔화한 것입니다. 이게 주거비 둔화로 이어질 수 있을까요?
콘퍼런스보드의 3월 경기선행지수(LEI)는 전달보다 0.3% 하락했습니다. 지난 2월 거의 2년 만에 처음으로 상승했었는데, 3월에 다시 하락세로 되돌아간 것이죠. 월가 예상(-0.1%)보다도 부진했습니다. 다만 3월 하락에도 불구하고 지수는 더 경기 침체를 가리키고 있지는 않습니다. 과거 최근 6개월 평균 하락률이 -0.4% 아래로 떨어지면 경기 침체가 발생했었는데요. 3월에는 -0.37%로 회복됐습니다. LEI는 제조업 기반의 데이터를 많이 반영합니다.
경제 데이터가 혼조세를 보이지만 월가는 침체를 두려워하지는 않습니다. 제약적 금리로 인해 경기가 둔화하는 과정에서 데이터는 섞여서 나오지만,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고용, 소비는 건강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발표한 신용카드 사용액은 여전히 전년 대비 증가하고 있지요.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가구당 신용카드 사용액은 4월 13일로 끝난 주에 전년 동기보다 2.6% 늘어났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긴장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벤야민 네타냐후 총재가 유대인의 명절인 유월절(passover) 이후로 반격을 미뤘다는 보도가 나와 투자자들이 한숨 돌리고 있습니다. 유월절은 4월22일에 시작해 4월30일에 끝납니다. 당장 이달 중엔 보복이 없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대신 가자지구 라파에 대한 공격 계획을 확정지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요.
모건스탠리는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우리는 국가안보를 테마로 투자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중동 분쟁뿐 아니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중 갈등 심화 등은 우리가 안보가 더 중요해지는 다극화 세계로의 전환 단계에 있음을 알려준다는 것이죠. 모건스탠리는 "이런 현실에 대처하려면 정부와 기업이 많은 지출을 해야 한다. 즉 증가하는 지정학적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공급망, 식품 및 건강 시스템, IT 등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EU에서만 약 1조 5000억 달러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이는 글로벌 IT, 산업재, 그리고 국방 부문에 대한 수요가 훨씬 더 많아질 것이라는 걸 의미한다"라면서 이들 부문을 주시할 것을 권했습니다.
최근 분위기가 냉각되다 보니 돈을 빼는 투자자가 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침 내내 '연기금이 주식에서 수천억 달러를 빼내고 있다'(Pension Funds Are Pulling Hundreds of Billions From Stocks)라는 제목의 기사를 온라인 톱기사로 띄웠습니다. 대형 연기금들이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블록버스터급 성과를 거두었고, 이제 펀드 매니저들이 차익실현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채권으로 옮기고 있다는 것이죠. 그러면서 미국 최대 공적 연금인 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 시스템(California Public Employees' Retirement System)은 주식에서 약 250억 달러를 찾아 사모 펀드와 사채 투자에 쓸 계획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들이 주식에서 돈을 빼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안전자산'인 채권보다 '위험자산'인 주식에 투자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위험 프리미엄이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주식 위험 프리미엄'은 S&P500의 수익률과 10년물 국채 수익률의 차이로 측정되는데, 국채 수익률이 크게 올랐지요.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미국 모델 포트폴리오를 변경한다. 주식에서 5%를 빼서 현금으로 전환한다"라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모델 포트폴리오는 주식 65%(10% 초과 보유), 채권 30% (5% 미달), 현금은 5%(5% 미달)가 됐습니다. 여전히 주식에 대한 '비중 확대'가 유지되고는 있지요. 네드 데비이스 리서치는 ▲투자 심리가 지난 20주간 지나친 낙관주의 영역에 있었다 ▲장기 채권 수익률이 크게 높아졌다 ▲세금 납부 등으로 시장 유동성이 취약해졌다 등을 주식 비중을 낮춘 이유로 꼽았습니다. 에드 클리솔드 전략가는 "S&P500 지수가 3월 말까지 다섯 달 동안 25.3% 급등했는데, 2차 세계대전 이후 이런 경우가 이번까지 일곱 번밖에 없었을 정도로 강했다. 이런 역사적 상승 후에도 과도한 낙관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매우 긍정적인 상승요인(디스인플레이션, 금리 인하)이 약해졌다는 점에서 일부 위험을 줄이는 게 타당하다. 우리 기본 시나리오는 장기 상승 추세가 유지된다는 것이지만, 선입견에 고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결국, S&P500 지수는 0.22%, 나스닥은 0.52% 하락했습니다. 다우만이 0.06% 강보합세를 유지했습니다. S&P500지수는 닷새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습니다.
카슨그룹의 라이언 디트릭 전략가는 "1990년 이후 S&P500이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결국 3일 연속 빨간색으로 마감한 경우가 20번 있었다. 그랬을 때 한 달 후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였으며 상승 확률은 55%에 그쳤다. 이것이 상승세가 통제력을 잃고 있다는 미묘한 단서가 될 수 있을까"라고 썼습니다.
알마냑 트레이더의 제프리 히치 히치홀딩스 CEO는 "대선 연도에 1분기 큰 폭으로 오른 뒤에는 4~5월 하락세를 보인 다음 이후 7개월간 상승세를 보였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모멘텀을 좇는 CTA 펀드에서 다음 달까지 최대 420억 달러가 매물로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주식 추세 강도가 악화하고 있는데, 이게 CTA 펀드 매도를 부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S&P500 지수가 5079 밑으로 내려가면 CTA 펀드가 매도에 나설 수 있다고 관측했었죠. S&P500 지수는 오늘 5011.12로 마감했습니다. 벌써 매물이 나오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게다가 1분기 어닝시즌으로 인해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도 중단되어 있습니다. 다음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메타, 아마존 등이 모두 실적을 내놓는데요. 이들이 자사주를 사지 못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테슬라는 3.55% 떨어졌습니다. 주가는 149.93달러로 150달러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작년 1월 이후 최저입니다. 모델2 개발을 늦추고 로보택시 개발에 집중하는 데 따른 비판적 시각이 나오고 있습니다.
도이치뱅크의 테슬라 강세론자인 에마뉘엘 로스너 애널리스트는 "모델2의 출시가 밀릴 가능성이 크고 전략적 우선순위가 로보택시로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고려해 투자등급을 매수에서 보류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 가격을 189달러에서 123달러로 낮춘다. 우리는 2025년까지 테슬라의 실적과 인도량, 가격 인하 등에 대한 하향 위험을 경고하는 데 앞장섰지만, 우리의 장기적인 '매수' 추천은 내년 말 출시될 2만5000달러 가격의 차세대 차량에 근거했다. 이를 통해 인도량, 마진 및 현금흐름을 다시 가속하고 잠재적으로 선진국 EV 시장을 지배할 것으로 봤다. 이런 모델2 출시를 미루는 건 2026년 이후 추정치에 상당한 하향 합력을 발생시킨다. 테슬라는 대신 자율주행을 미래로 보는 것 같다. 규제적, 기술적, 그리고 운영상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우리는 테슬라 내에서 전략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걸 보고 있다. 전기차에 투자해온 투자자들이 결국 AI/기술 투자자로 바뀌면서 잠재적으로 주식 소유권이 고통스러운 전환을 겪어야 한다고 걱정한다. 이는 상당히 긴 시간이 걸릴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로보택시 개념은 여전히 '흥미진진'하지만 검증되지 않았으며, 8월에 선보일 로보택시는 최종 완성품이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강세론자인 웨드 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도 "테슬라가 모델 2에서 벗어나 바로 로보택시로 간다면 이는 위험한 도박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모델 2를 추구하지 않고 곧바로 로보택시로 간다면 애플이 아이폰 15에서 중단하고 아이폰 25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로보택시는 일러도 2030년까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없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긍정적입니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기술의 선두주자 중 하나로, 장기적으로 소프트웨어 및 디지털 서비스는 비즈니스의 의미 있는 동인이 될 수 있다. 로보택시 매출을 일일 이동 횟수, 이동당 평균 수익, 운영 중인 로보택시 수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통해 보면 장기적으로 상당히 클 수 있다. 향후 12~24개월 동안 주가는 220~300달러로 오를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의 현재 목표주가는 175달러입니다.
장 마감 뒤 발표된 넷플릭스의 1분기 실적은 매우 좋았습니다.
▶주당순이익 $5.28 (예상 $4.52)
▶매출 $9.37B (예상 $9.26B)
▶순증 가입자 +9.33M (예상 +4.84M)
▶2분기 주당순이익 가이던스 $4.68 (예상 $4.54)
▶2분기 매출 가이던스 $9.49B (예상 $9.51B)
1분기 매출, 순이익가 예상을 상회했을뿐 아니라 순증 가입자가 월가가 예상한 484만 명의 두 배에 가까운 933만 명에 달했습니다. 그런데 발표 직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넷플릭스가 내년부터는 분기별 가입자나 가입자별 평균 매출(ARM)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힌 탓입니다. 넷플릭스는 "이익과 마진, 시청시간 등 참여도를 고객 만족의 가장 좋은 지표로 삼고 있다. 사업 초기에는 이익이나 매출이 거의 없었을 때 가입자 수 증가가 미래 잠재력을 보여주는 강력한 데이터였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넷플릭스는 "여러 가격대의 멤버십을 제공하기 시작한 뒤 가입자 수의 중요성이 사라졌다"면서 "우리가 주요 가입자 이정표를 통과할 때는 계속 발표하겠다"라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월가는 광고요금제, 비밀번호 단속에 따른 가입자 순증 효과가 줄어들자 데이터 발표를 중단하는 것으로 분석합니다.
딥워터 매니지먼트의 진 먼스터 매니징 파트너는 "넷플릭스가 2025년부터 분기별 가입자 수와 ARM을 중단하기로 했다. 내 생각에는 넷플릭스가 2023년 순풍(비밀번호 단속, 광고요금제 도입, 구독료 인상)의 정점에 도달했다고 깨달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핵심적인 데이터를 실적 보고에서 제거하면 주가 멀티플이 감소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PP포어사이트의 파올로 페스카토레 분석가도 "내년부터 분기별 가입자 수를 더 공개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은 시장에서 잘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