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분석

강세론자들 줄줄이 돌변 "5월 (이전)에 팔아라" 왜?

해외선물 전문 정실장 2023. 4. 12. 08:44

 

11일(미 동부시간)은 뉴욕 금융시장에 중요한 데이터 발표가 없는 날이었습니다. 뉴스는 내일 쏟아집니다. 3월 소비자물가(CPI)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공개됩니다. 그래서 오늘 시장은 전반적으로 조용했습니다.
보합세로 출발한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오르락내리락하다가 결국 보합세로 마감했습니다. 다우는 0.29% 올랐지만, S&P500 지수는 0.00%로 제자리걸음을 했고 나스닥은 0.43% 내렸습니다.
S&P500 지수는 4108.94로 마감했습니다. 작년 1월 하락장이 시작된 이래 거의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기술적으로 굉장히 좋은 상태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기술적 지표인 시장 폭의 돌파(breadth thrust)가 나타난다면 내년 초까지 S&P500 지수는 4800에 달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계속 상승하는 대통령 임기 3년 차의 지수 움직임을 따르고 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 씨티, 웰스파고 등 대부분 하우스 뷰가 부정적인데도 주가는 이렇게 강합니다. 이렇게 꾸준히 오르는 이유는 월가의 기업 이익 추정, 그리고 Fed워치 시장의 베팅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1분기 어닝시즌, 실적 추정치는 좋지 않습니다.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추정하는 S&P500 기업의 1분기 주당순이익(EPS)은 50.63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7.1% 줄어듭니다. 팬데믹 이후 가장 나쁜 것입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 수석 전략가는 "중요한 것은 마진이 3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일 것이란 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작년 3분기에 0.6%포인트, 4분기에 1%포인트 떨어졌고 이번에는 1.5%포인트가량 하락할 것으로 봤습니다. 코스틴 전략가는 "기업들이 인플레이션 둔화와 약화한 가격 결정력으로 인해 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걸 나타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2분기부터 월가의 이익 추정치는 다시 높아집니다. 2분기 54.13달러, 3분기 56.84달러, 4분기 58.32달러 등으로 추정합니다. 이는 미국 경제의 연착륙을 가정한 것입니다. 소프트랜딩이 없다면 기업 이익이 이렇게 반등할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지금 이런 이익 추정치에 기반한 주가수익비율(P/E)은 18배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경기 침체 때는 나올 수 없는 높은 배율입니다. 통상 침체 때는 12배 수준까지 떨어졌었습니다.
미국 경제는 연착륙할 수 있을까요? Fed가 곧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완화로 돌아선다면 가능할 수 있습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Fed워치 시장을 보면 내년 1월까지 기준금리가 4.35%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반기에 3~4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베팅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죠. 펀드스트랫은 인플레이션이 돌덩이처럼 떨어지고 있는 만큼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하고 있습니다. 즉 시장은 ① 인플레이션 하락→② Fed의 금리 인하→③ 연착륙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사실 최근 나온 가장 중요한 경제 지표인 지난 3월 고용보고서는 연착륙을 가리킵니다. 신규고용 수치가 줄고는 있지만 급격하지 않았고, 경제활동 참여율이 증가하면서 임금상승률은 둔화하였으니까요. 골드만삭스는 "3월 고용은 연착륙의 가능성을 북돋우는 뉴스였다. 노동 수요는 계속해서 고통 없이 둔화하고 있다. 그리고 노동 공급은 팬데믹 때 감소했던 부분이 이제 다 회복되면서 임금상승 압력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질까요? 작년 3월부터 공격적으로 긴축한 효과는 1년 정도의 시차를 거쳐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고 경기는 더 둔화할 것입니다. 게다가 Fed는 거의 마지막이겠지만 5월에 추가 인상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짐 캐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팟캐스트에서 현 상황과 관련, "소프트랜딩 기대가 2분기에 하드 데이터와 충돌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많은 투자자가 연착륙 내러티브를 염두에 두고 있지만 적어도 2분기에는 하드 데이터가 이와 반대로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시장 컨센서스는 긴축 정책 효과는 시차로 인해 아직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았고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컨센서스는 완만한 경기 침체나 연착륙에 대해 동조하고 있기도 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경제 데이터가 약화하고는 있지만, 워낙 강한 수준에서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지난주 22만8000건까지 늘었지만, 여전히 역사적 기준으로도 낮은 편입니다. 고용도 버티고 있고, 소비도 강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아직 연착륙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캐론은 지금 같은 순간에는 중요한 것은 델타(변화량)라고 지적했습니다. 단기적으로 데이터가 약화하고 있다는 사실이 데이터가 실제로 떨어지는 수준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곧 발표될 고용과 소매판매, 생산 등 하드 데이터들은 상당히 실질적으로 둔화하고 약화할 조짐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오전 10시 30분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에서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1월, 2.9%)보다 0.1%포인트 낮은 2.8%로 제시했습니다. 중기(5년) 성장률은 3.0%로 예측했고요. IMF가 세계 경제전망을 발간한 1990년 4월 이후 최저치입니다. IMF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등 불안 요인이 해결되지 못한 채 최근 실리콘밸리 은행(SVB), 크레디스위스 사태 등 금융 불안이 확산해 깊은 우려가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뉴욕 증시의 S&P500 지수는 잠시 마이너스로 전환하기도 했습니다. IMF가 미국의 성장률은 1.4%에서 1.6%로 0.2%포인트 높이면서 보합권에 있던 국채 금리는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2년물 금리는 한때 6bp가량 뛰어 4.075%까지 올랐습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곧이어 열린 기자 회견에서 "현 단계에서 신용 경색을 암시하는 증거를 실제로 보지 못했다. 견실한 일자리 창출이 지속하고 인플레이션은 점진적으로 낮아지고 있으며, 소비 지출이 견조하다. 나는 경제 침체를 예상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하면서 시장은 다시 회복됐습니다.
IMF가 지적했듯 은행 발 대출 축소는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입니다. 당장 터질 일은 아닙니다. 기존 대출이 만기를 맞을 때 리파낸싱(재융자)하는 게 문제가 되니까요. 모건스탠리는 대출 기준 강화와 대출 축소로 인해 올해 3분기부터 의미 있는 성장 둔화가 나타나고 4분기와 2024년 1분기에 걸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IMF는 미국 은행들의 대출 능력은 내년에 거의 1% 감소하면서 내년 미국의 실질 GDP가 44bp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전미자영업연맹(NFIB)이 오늘 발표한 3월 소기업 낙관 지수에는 벌써 이런 우려가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소기업, 자영업자여서 더 민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미국 GDP와 노동시장의 절반가량을 기여합니다.
▶지수는 전월보다 0.8포인트 하락한 90.1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49년 동안의 평균인 98보다 15개월 연속 낮았습니다.
▶'대출 얻기가 쉬워질 것으로 예상한다'는 답변은 순(net)로 -9%를 기록했습니다. 즉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그렇다는 응답보다 9% 더 많은 것입니다. 2월(-5%)보다 더 하락해 20년 내 최저로 떨어졌습니다.
▶반면 '지금이 사업 확장하기 좋을 때'라는 응답은 순(net) 2%에 불과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수준으로 내려갔습니다. 2020년 팬데믹 초기보다 더 낮습니다.
▶다행인 건 빈 일자리를 채우기 어렵다는 답은 4% 줄었고 임금 인상을 계획하는 곳도 6% 감소했다는 것입니다. 또 판매가격 인상을 보고한 응답 비율(순 +37%)이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아졌습니다. 노동시장은 식고 있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어들 것이란 신호지요.
반면 골드만삭스는 은행 시스템 혼란에 대한 대중의 우려가 가라앉으면서 추가 예금 유출의 위험을 줄었다고 지적합니다. 3월 중순 이후 급증했던 지역 은행과 은행 인출 및 예금 안전 문제에 대한 구글 검색량이 정상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골드만은 특히 "은행 혼란에 따른 대출 기준의 추가 강화는 점진적일 뿐이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극적이기보다는 온건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은행 사태 직후 크게 벌어졌던 정크본드 스프레드(국채와의 금리 차)는 이번 주 다시 작년 말 수준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제롬 파월 의장이 지적했듯, 은행 위기로 인한 대출 감소 등은 Fed가 해야 할 긴축 작업의 일부를 대신할 것입니다. 문제는 이게 어느 정도로 경기와 인플레이션을 식힐 것이냐 하는 것이겠지요. 여기엔 미 중앙은행(Fed) 관계자들의 시각마저 조금 엇갈리고 있습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은행 총재는 아침에 야후파이낸스 인터뷰에서 "은행 파산이 전망에 불확실성을 가중한다"라면서도 올해 미국 경제가 "완만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는 은행 파산에 따른 금융 스트레스가 미국 경제전망에 "크게 부정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출 여건이 긴축될지를 판단하기에는 여전히 "이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남았다"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오후 1시 30분 시카고 이코노믹 클럽 연설에서 "금융 스트레스의 순간에 올바른 접근 방식은 신중함과 인내를 요구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금융 역풍에 대한 불확실성이 얼마나 큰지를 볼 때 우리는 신중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역풍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얼마나 많은 일을 하고 있는지 볼 때까지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너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5월 금리 인상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한 건 아니지만, 상당히 완화적 의견을 밝힌 것이죠. 그는 "(금융 스트레스로 인해) 인플레이션과 싸움을 우선시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면서도 "Fed는 긴축 정책과 빡빡해진 금융여건의 조합이 통화 정책 홀로 작용할 때와 달리 일부 부문이나 지역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굴스비 총재의 연설은 미리 기자들에게 배포됐고, 주가지수는 오후 1시를 전후해 급등하기 시작했습니다. 나스닥도 오후 3시 반께 플러스로 전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내일 CPI 발표를 앞둔 탓인지 장 막판 차익 시현 매물이 쏟아졌습니다. 결국, 지수는 보합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국채 금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후 4시 20분께 2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1.3bp 오른 4.029%, 10년물은 0.9bp 상승한 3.426%에 거래됐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굴스비의 발언은 신선했지만, 그는 올해 취임한 새내기 총재 중 한 명이다. 민주당과 가까운 편이어서 그렇게 말했을 수 있다(굴스비는 최근 백악관으로 떠난 레이얼 브레이너드의 후임으로 거론되기도 했음). 하지만 대부분 위원이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견해여서 5월 금리 인상은 데이터에 큰 변화가 없는 한 단행될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Fed워치 시장의 5월 25bp 인상 베팅은 전날 72%에서 오늘 67%로 소폭 하락했습니다.
주가는 잘 버티고 있지만, 월가에서는 불안한 전망이 상당히 많습니다. 골드만삭스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를 분석했더니 헤지펀드들은 S&P500 주가지수 선물시장에서의 순 매도포지션을 32만1000계약까지 늘렸습니다. 2011년 11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이후 가장 많습니다. 또 골드만삭스의 프라임 브로커리지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은 기술주에 대해 매도포지션으로 전환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모멘텀을 좇는 CTA펀드는 지난주 205억 달러어치를 매수했고, 이런 상황이 유지된다면 이번 주에도 주식 710억 달러 규모를 매수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특히 오늘 그동안의 강세론자들이 줄줄이 중립적으로 돌아섰습니다. 웰스파고는 그동안 S&P500 지수가 4200까지 오를 것이라고 상대적으로 낙관적 전망을 했던 곳인데요. 오늘 '5월 이전에 매도하고 떠나라'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이제 4200이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까지 왔고, 우리는 방향을 바꾼다. 향후 3~6개월 내 10% 수준의 조정을 예상한다. 수익률 곡선의 역전과 올해 들어 7% 이상 상승한 것, 그리고 은행 위기가 대출 축소로 이어져 경제적 피해를 줄 가능성 등이 우리 전환을 촉발했다. Fed의 금리 인상이 3월에 끝났다고 가정하면 단기 안도 랠리는 이미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S&P500 지수는 과거 인상 중단 이후 1개월간 3.3% 올랐는데, 올해는 4.4%나 상승했다. 은행 위기 이전에는 경기의 어려움을 예상했지만, 이제는 하반기 경기 침체를 예상한다. 은행 위기는 대출 가용성을 줄인다. S&P500 지수는 올해 7.5%나 올랐고, 그것은 우리에게 충분하다"라고 밝혔습니다.
영원한 강세론자 에드 야데디 설립자가 이끄는 야데니 리서치는 오늘 "S&P500 지수가 50일과 200일 이동평균선 위에 머물고 있다. 은행 위기를 고려하면 상당히 인상적이다. 우리를 포함한 일부는 Fed 풋(시장 지원)이 돌아왔다고 생각한다. Fed는 새로운 유동성 시설로 은행들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간접적으로 증시를 지원한다. Fed가 올여름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시장도 긍정적"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나스닥이 이미 그랬듯이 S&P500 지수는 여전히 2월 초 고점(4179.76)을 넘어설 기회가 있다. 장기 채권이 올해 최저점까지 떨어졌지만 주식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은 전혀 없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감정적 지표에는 감격하지 않는다. S&P500 지수는 작년 10월 12일 베어마켓 종료 이후 대부분 P/E 16~18배 수준에 머물러 왔고, 지난해 여름 이후 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어 왔는데도 그랬다(지금은 안정화되고 있는 것 같다). S&P500 지수의 2월 고점은 이번 랠리에서 보는 최고치다. 추가적 단기 상승장으로 이어지기 전에 넓은 범위의 박스권 거래로 돌아갈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역시 강세론자인 BMO캐피털의 브라이언 벨스키 전략가도 오늘 ”수년 만에 처음으로 올해 잠재적인 주식 성과에 대한 우리의 열정이 상대적으로 낮아졌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2023년 S&P500 지수의 연말 목표가는 4300은 여전히 현재 수준에서 상당한 상승 여력이 있음을 의미하지만, 올해 주식이 2022년 1월 초에 달성한 사상 최고치(4800) 근처에서 마무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내일 아침 8시 30분(한국 시각 12일 밤 9시 30분)에는 CPI가 발표됩니다. 월가 콘센서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CPI(전년 대비) 예상 +5.2% vs. 2월 +6%
▶CPI(전달 대비) 예상 +0.2% vs. 2월 +0.4%
▶근원 CPI(전년 대비) 예상 +5.6% vs. 2월 +5.5%
▶근원 CPI(전월 대비) 예상 +0.4% vs. 2월 +0.5%
헤드라인 수치는 크게 하락할 것입니다. 전년 대비, 전월 대비 수치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에너지 가격 하락 덕분입니다. 또 상품 부문에서도 디스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입니다. 어도비가 집계한 미국의 3월 온라인 물가는 전년 대비 1.7%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7개월 연속 전년 대비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월 대비로는 변화가 없었습니다(0.03% 상승). 바클레이즈는 소비자들이 상품 지출을 급격히 줄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바클레이즈 신용카드를 쓰는 고객들의 상품 지출 증가율이 전년 대비 -10%까지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이는 씨티와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의 신용카드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주의할 건 에너지와 음식을 제외한 근원 수치가 더 올라갈 것이고, 헤드라인 수치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는 점입니다. 언리미티드펀드의 밥 엘리엇 설립자는 ▲서비스 임금은 9개월째 6%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디스인플레이션의 핵심 요인인 휘발유 가격(도매)은 내림세에서 돌아서 6개월 내 최고 수준에 거래되고 있으며 ▲역시 디스인플레이션 요인인 중고차 가격은 최근 만하임 지수가 넉 달째 상승해 3월에도 1.5% 올랐다며 “이는 인플레이션이 단기적으로 하락하지 않고 향후 몇 개월 동안 상승할 것임을 시사한다”라고 밝혔습니다. 파월 의장이 말한 주거비는 둔화할 것입니다. 주거비는 근원 CPI에서 비중이 40%에 달하기 때문에 주거비 물가 둔화만 나타나도 CPI는 뚝뚝 떨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CPI에 반영되는 시기가 문제입니다. 씨티의 경우 "많은 이들이 주거비 둔화가 곧 CPI에 반영될 것으로 보지만, 우리는 하반기에나 나타날 것으로 본다. 그래서 CPI는 당분간 계속 강하게 나타날 것이고 Fed는 5월에 이어 6월, 7월까지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근원 인플레이션과 근원 서비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다. 이런 경직성의 대부분은 임대료와 주택 소유자의 등가임대료(OER) 인플레이션에서 비롯되며 하반기에는 가라앉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에너지와 음식을 제외한 근원 CPI가 전년 대비 5.6%, 전월 대비 0.37% 오를 것으로 추정합니다. 항공료(-2%)와 호텔(-0.5%) 등 여행 물가가 전달보다 하락하고 의류와 가전 가격도 약간 내려갔다고 추정합니다. 반면 중고차(+0.5%)와 신차(+0.2%) 가격은 중고차 경매 가격을 반영해 상승했다고 봅니다. 주거비(임대료 +0.73%, OER +0.65%)의 경우 또다시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하지만 2월보다는 살짝 둔화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주택시장의 둔화가 CPI에 조금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는 것이죠. 헤드라인 물가는 전년 대비 5.12%, 전월 대비 0.13%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