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분석

애플, 애플카 접고 AI 올인…아마존 '다우 저주' 어떡해

해외선물 전문 정실장 2024. 2. 28. 10:31
 
 
<2월 27일 화요일>
 
27일(미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어제처럼 전반적으로 조용했습니다. 다음 달 1일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발표 전까지는 시장을 움직일만한 데이터 발표나 이벤트가 없기 때문입니다. 어닝시즌도 거의 끝났고,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도 지나갔습니다. 찰스 슈왑의 조 메졸라 트레이딩 이사는 "우리가 새로운 데이터를 얻을 때까지는 시장은 횡보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월 PCE 물가도 사실 1월 소비자물가(CPI), 생산자물가(PPI)를 기반으로 대략 추정치가 나와 있습니다. 월가는 헤드라인과 근원 수치 모두 전월 대비 0.4% 오를 것으로 추정합니다. 12월 각각 0.2% 상승했던 것보다 가속하는 것이죠. 월가에선 인플레이션이 높았던 지난 2년 동안 전월 대비 수치에 집중했습니다. 이제는 전년 동기 대비 수치를 더 주목해야 한다는 말이 나옵니다. 미 중앙은행(Fed)의 제롬 파월 의장이 지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6개월간의 좋은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문제는 6개월간의 좋은 데이터가 인플레이션이 2%까지 내려가는 지속 가능한 경로에 있다는 진정한 신호를 보내는가이다. 대답은 더 많은 데이터에서 나올 것"이라고 밝힌 탓입니다. 6개월 동안의 데이터로 '더 큰 확신'을 얻을 수 없다면 12개월의 변화, 즉 전년 대비 수치를 봐야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죠. 전년 대비로는 1월 헤드라인은 2.4%, 근원 PCE는 2.8% 오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12월(2.6%, 2.9%)보다 약간 둔화하는 것이죠. 하지만 이 정도로는 Fed가 '더 큰 확신'을 얻기는 힘듭니다. 1월 PCE 데이터가 월가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한 시장에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Fed의 미셸 보우먼 이사는 오늘 "인플레이션이 2%까지 지속해서 둔화한다면 결국 금리를 내리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아직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2월 고용보고서가 나오는 3월 8일, 2월 CPI가 나오는 3월 12일, 혹은 엔비디아의 GTC가 열리는 3월 18일까지는 이런 횡보세가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오늘 시장은 몇몇 경제 데이터 발표에 별달리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미 국채 7년물 경매 결과가 더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러나 결국 주가나 금리 모두 혼조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1월 내구재 수주는 전월보다 6.1%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월가가 예상한 5.0% 감소보다 더 많이 줄었죠. 이는 1월 보잉의 비행기 주문이 3대에 그친 탓이 컸습니다. 알래스카항공의 보잉737 맥스 여객기 비상구 덮개가 비행 중 떨어져 나간 여파입니다. GDP 추정에 들어가는 항공기를 제외한 비국방 자본재 수주는 전월보다 0.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상과 같았습니다. 또 수주가 아닌 출하량, 즉 항공기를 제외한 비국방 자본재 출하량은 0.8% 증가했습니다. 웰스파고는 "내구재 주문 6.1% 감소는 민간 항공기 주문 감소 탓에 약세가 과장된 것이다. 2월 항공기 주문이 반등할 경우 나아질 수 있지만 어쨌든 기업 설비 투자의 1분기 시작(1월)은 미약하다. 다만 2월 다른 데이터들은 고무적이다. 지역 연방은행들이 집계하는 지역 제조업 조사에서는 2월 상황이 덜 나빠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산업 부분이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Fed가 금리 인하를 시작하면 보다 확고한 기반을 찾을 것으로 본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 리치먼드 연은이 발표한 2월 제조업 지수는 전월 -15보다 개선된 -5로 집계됐습니다. 예상 -9보다도 나았고요.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월 110.9보다 떨어진 106.7로 나타났습니다. 월가가 기대한 115.1보다는 크게 낮습니다. 3개월 연속 상승세가 끊어진 것이죠. 지수가 하락한 것은 주로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감소한 게 가장 컸습니다. 단기(1년) 인플레이션 기대는 5.2%로 전월과 같았고요.
집값은 계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에 따르면 12월 20대 주요 도시의 주택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21%, 전년 대비 6.13% 오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월가 예상(0.20%, 6.05%)보다 높았습니다. 20개 도시 모두에서 상승세가 나타났습니다.
내구재 수주, 소비자신뢰지수 등은 전반적으로 예상보다 좋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미국 경제의 연착륙 내러티브를 흔들 정도로 나쁜 것도 아닙니다. 뉴욕 채권시장의 국채 금리는 데이터에 반응해 오전 내내 소폭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많이 떨어지지는 않았지만요. 오후 1시에 7년물 국채 경매 결과도 영향을 줬습니다.
7년물 경매 결과는 예상보다 좋았습니다. 발행금리가 4.327%로 발행 당시의 시장 금리 4.329%보다 0.2bp 낮게 발행됐습니다. 수요가 괜찮았다는 얘기죠. 응찰률은 2.577배로 지난 6회 경매 평균 2.56배보다 살짝 높았습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7년물 경매 물량이 420억 달러로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소화가 잘됐다"라고 말했습니다. 경매 결과가 나온 뒤 국채 금리는 잠깐 떨어지더니 다시 보합 선으로 돌아갔습니다. 오후 3시 30분께 2년물 수익률은 1bp 내린 4.706%, 10년물은 1.2bp 오른 4.311%에 거래됐습니다.
UBS는 "10년물 수익률이 4.3%대에 있다. 올해 최고 수준의 수익률은 고품질 채권에 대한 좋은 진입점을 제공한다. 투자자들에게 현재 매력적인 채권 수익률을 확보하라고 권고한다. 특히 듀레이션 측면에서 5년물을 선호한다. 높은 수익률과 안정성, 금리 하락 기대에 대한 민감도 등 최상의 조합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에버코어 ISI는 앞으로 두 달 정도 채권 금리가 작년 12월부터 고점과 저점 사이인 3.8~4.33%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지금이 단기 고점인 만큼 매수하라는 얘기죠.
별다른 모멘텀 없이 보합권을 맴돌던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7년물 경매 결과가 좋게 나온 뒤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결국, S&P500 지수는 0.17%, 나스닥은 0.37% 올랐습니다. 다우만이 0.25%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오늘 전반적으로 이슈가 없는 시장에 세 가지가 이슈라면 이슈였습니다.
먼저, 연방정부 셧다운 문제입니다.
오는 1일 밤, 금요일 자정까지 의회가 새로운 예산을 편성하지 않으면 연방정부는 일부 셧다운(업무 일시 정지)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보훈 에너지 주택 등 관련 예산은 1일 밤 다 떨어지고 나머지 국방, 외교 등 중요한 예산은 8일 밤에 끝납니다.
작년 10월에 시작된 2024년 회계연도 세 번째 임시예산안을 편성하는 게 현재로서는 유일한 대안이고요. 그래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백악관에서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등 의회 지도자들과 만났습니다. 하지만 의견 차이만 확인했지요.
에버코어 ISI는 주말부터 계속되어온 협상이 난항을 보인다며 1일 자정 연방정부 부분 폐쇄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대부분 의원은 임시예산안을 통과시켜 폐쇄를 피하고 싶어 하지만, 일부 공화당 강경파가 낙태나 이민에 관련된 예산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막고 있다는 것이죠. 그런데 존슨 의장은 경험 부족 등으로 인해 이런 상황을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게다가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원방안을 통과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에버코어 ISI는 "금요일 부분 폐쇄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오는 8일 경제적으로 더 광범위하고 의미 있는 폐쇄가 발생할 것으로는 여전히 믿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일부 폐쇄가 발생하고 나면 정부 폐쇄에 따른 정치적 이득이 어디에도 없다는 걸 양당 모두 깨닫게 되어 8일 이전에 임시예산안을 통과시키리라는 것이죠. 하지만 그렇게 정치인들이 깨닫게 하려면 부분 폐쇄가 필요할 수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시장은 아직 신경 쓰지 않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연방정부 폐쇄는 과거 대부분 단기에 끝났고, 추후 예산이 복구되면서 경제적 손실도 거의 없었기 때문에 장기화하지만 않는다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두 번째, 매그니피선트 7(Mag 7)에 집중된 시장의 폭은 언제 넓어질까 하는 것입니다.
월가는 둘로 갈려 있습니다. 앞으로 시장의 폭이 넓어질 것인 만큼 소형주 등을 미리 매수하라는 곳이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펀드스트랫 등이 대표적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사비타 서브라매니언 전략가는 "Mag 7 강세가 2024년 내내 지속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 경제가 연착륙하고 Fed가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오는 4분기에는 S&P의 나머지 493개 기업의 이익 성장세가 Mag 7을 앞설 것이다. 이익 리더십이 크게 반전되면서 시장 확대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이는 금리 인하가 시작되는 '6월 또는 그 이전'에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Mag 7 강세 지속을 주장하는 곳도 많습니다. 모건스탠리 바클레이즈 등이 대표적이죠. 바클레이즈는 오늘 S&P500 지수 목표를 기존 4800에서 5300으로 높이면서 "이는 경제가 상대적으로 회복력을 유지하는 동안 인플레이션이 계속 정상화되고 빅테크가 주도권을 유지할 것이라는 견해를 반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바클레이즈는 "우리는 빅테크의 이익 예외주의가 프리미엄 멀티플을 정당화한다고 믿고 있다. 기술주 이외 다른 S&P 기업은 인플레이션 역풍이 완화되고 경제 성장이 더 둔화하는 가운데 공정 가치와 대략 일치하는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어제오늘 전반적으로 시장이 횡보하는 가운데 소형주들은 뛰고 있습니다. 러셀2000 지수는 오늘 1.34% 급등했습니다. 이틀째 S&P500 지수보다 수익률이 훨씬 높았습니다. 아직도 2021년 11월 사상 최고치에서 20% 가까이 낮은 상태로, 사상 최고 수준에 있는 S&P500 지수에 비해 싸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주목할 만한 건 Mag 7 주식 내에서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울프리서치는 이제 Mag 7이란 용어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최근 상황은 "Mag 4나 Fab 4(Fabulous 4)에 가깝다"라는 것입니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은 강력하지만, 애플 알파벳 테슬라는 Mag 7에서 빼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울프리서치는 "애플 주가가 2023년 12월 고점 대비 약 10% 하락했으며 2024년에도 약 6% 떨어졌다"라면서 "애플의 주가 지지선은 현 주가보다 낮은 주당 160달러 중반 선"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애플은 내일 주주총회를 하는데요. 주요 주주인 노르웨이 국부펀드 등이 AI 관련 윤리적 가이던스를 공개하라는 주주제안을 내놓은 상태입니다. 애플이 AI 관련해서 무엇을 하는지 거의 공개하지 않은 상태이니까요.
애플 주가는 종일 하락세를 보이다가 오후 2시께 갑자기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블룸버그가 "애플이 지난 10년간 추진해온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를 취소하고 여기 참여해온 직원 2000명의 상당수를 AI 부서로 이동시킬 것이라고 내부 공지했다"라고 보도한 것입니다. 사실 전기차 포기는 큰 뉴스인데, 시장은 AI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는 데 더 주목한 것이죠. 애플의 전기차 프로젝트는 그동안 많은 책임자가 교체되는 등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딥워터 매니지먼트의 진 먼스터 매니징 파트너는 "애플이 AI에 집중하기 위해 전기차 프로젝트를 종료한다는 보도에 충격을 받았다. 대부분 투자자가 애플카에 회의적이었지만 애플이 자동차 시장의 10%를 점유한다면 연간 매출 2500억 달러, 전체 사업 규모가 60% 증가했을 것이다. 자동차가 AI보다 장기적으로 더 큰 매출 기회가 있긴 하지만, 애플이 전기차 프로젝트에서 AI로 전환하기로 한 결정은 AI에서 심오한 결과를 내놓아야 하는 긴급성을 높일 것이기 때문에 장점도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지난 3년 동안 애플카가 나올 확률을 나는 50%로 봤다. 별도로 애플이 향후 1~2년 이내에 AI에서 뭔가 할 확률이 90%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뉴스를 보니) 애플이 둘 다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당황스럽다. 애플카는 나왔다면 엄청났을 것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테슬라에는 긍정적일 것입니다. 일론 머스크는 X를 통해 애플 뉴스에 대해 경례를 하는 이모티콘을 달았습니다. 좋은 결정이라는 얘기겠지요.
머스크는 바쁩니다. 오늘도 알파벳 공격에 집중했습니다. 알파벳의 제미나이 AI가 엄청난 인종주의자이며 성차별주의자라고 주장했습니다. 알파벳의 주가는 이런 공격에 어제 4.5%나 급락했는데, 오늘은 0.95% 반등했습니다. 빅테크놀로지의 알렉스 캔트로위츠 설립자는 "알파벳의 주가 하락은 단순히 제미나이의 실수 탓이 아니라 구글 내에 있는 조직적 무능함에 대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AI는 이처럼 Mag 7 차별화의 주요 요인입니다. 일부에선 '아마존은 AI로 뭘하고 있나' 하는 문제도 제기합니다. 진 먼스터 파트너는 "아마존에 대한 투자자 초점이 아마존웹서비스(AWS)에서 소매유통사업 마진으로 옮겨가고 있다. 아마존이 AI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리는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아마존의 캐시카우인 AWS는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의 확고한 1등이긴 하지만 AI를 앞세운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에 맹추격을 당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는 4분기 매출이 30% 증가했고, 알파벳의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26%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AWS는 13%에 그쳤지요. 먼스터는 "AI 클라우드 사업에서 아마존은 확실한 3등이다. 주가 전망은 좋지만 대단하지는 않다(stock outlook is good, not great)"라고 주장했습니다.
아마존은 어제 다우 지수에 편입됐습니다. 월그린을 대신해서 말이죠. 그런데 이렇게 다우 지수에 최근 포함된 종목들의 주가가 말이 아닙니다. 월그린은 2018년 6월에 GE를 대신해서 다우에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지난 2월 26일까지 주가는 무려 58% 떨어졌습니다. 대신 GE는 85%나 급등했고요. 또 2020년 8월 엑슨모빌을 대신해 들어간 세일스포스는 이후 지난 2월 20일까지 5.04%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다우에서 빠진 엑슨모빌은 그새 203.48%나 올랐습니다. CNBC가 다우 지수에 최근 새로 편입된 10개 종목과 지수에서 퇴출당한 10개 종목의 1년 실적을 추적했더니 진입한 주식의 1년간 평균 상승률은 2.4%에 그쳤지만 퇴출된 종목은 평균 23.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마존은 이런 '다우의 저주'를 극복할 수 있을까요?
세 번째 이슈는 일본은행의 금리 인하가 언제냐 하는 것입니다.
밤새 일본에서는 1월 CPI가 발표되었는데요. 신선제품을 제외한 근원 CPI가 전년 대비 2.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12월 2.3%에서 0.3%포인트 떨어지면서 2022년 3월 0.8% 이후 2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에너지 가격 하락 영향이 컸습니다. 다만 시장 예측치는 0.8% 상승보다는 훨씬 높았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 엔화가 0.3% 정도 약세를 보이면서 다시 1달러당 150엔 대로 떨어졌습니다. 4월이면 마이너스 금리를 폐지할 것이란 관측이 강했는데, 물가가 2%까지 떨어지면서 과연 금리를 정상화할지 약간 의문이 생긴 탓입니다. 일본의 국채 2년물 수익률도 CPI 발표 직후 예상보다 높은 CPI에 2011년 중반 이후 최고인 0.18%까지 상승했다가 다시 보합 선으로 내려왔습니다. 2%는 일본은행의 물가 목표와 같습니다. 물론 임금 상승을 수반한 2%가 목표이기 때문에 일본은행은 이번 봄철 임금협상 춘투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월가의 분석도 시장 가격 움직임처럼 혼란스럽습니다.
MUFG는 "여전히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탈출을 위한 발판을 이르면 다음 3월 회의에서도 내놓을 수도 있다고 믿는다. 엔화 약세도 이런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상보다 빠른 금리 인상은 엔화 약세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UBS는 "1월 CPI 상승률은 둔화했지만, 서비스 부문에서는 둔화가 덜했다. 인플레이션의 동인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아서 일본은행의 예상치 못한 금리 인상 가능성은 작지만, 완만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로 인해 향후 금리 인상 전망은 여전히 살아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ING는 "신중한 일본은행은 4월 이전에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낼 가능성이 작아졌다. 우리는 일본이 6월 이전에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라고 관측했습니다.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한다면 지난주 34년 내 최고치로 오른 일본 증시에는 순풍이 되겠지요.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