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선물 기초

'베이시스' 선물가격과 현물가격의 차이

해외선물 전문 정실장 2023. 12. 13. 12:26

안녕하세요

해외선물 정실장입니다.

베이시스(Basis)를 알기 위해서는 선물과 현물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쉽게 말해서 현물이란 현재 시세로 거래 계약을 체결하고 매매하는 상품이라 하고, 선물이란 현재 시세로 거래 계약을 체결하되 계약 이행을 미래의 특정 시점(만기일)에 하기로 약속한 상품을 말합니다.

쉽게 현물을 매매하는 거래를 현물거래라 하고, 선물을 매매하는 거래를 선물거래라 할 수 있습니다.

선물과 베이시스

 

 

이해를 돕기 위해서 예를 들어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A가 B의 소유의 아파트(현재 시가 1억 원)을 구입한다고 할 때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오늘 A가 1억 원을 주고 B 소유 아파트를 넘겨받는다.
  • 1년 뒤 A가 1억 원에 B 소유 아파트를 넘겨받기로 오늘 약속한다.

전자는 현물거래고, 후자가 선물거래라 할 수 있습니다. 흔히 선물거래를 '입도선매'에 비유하는 것이 같은 거래 형태 때문입니다. 전자는 별문제가 없습니다. 현재 1억 원짜리 아파트를 A와 B가 서로 주고받았기 때문에 서로 간의 만족을 한 채 계약을 끝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후자, 즉 선물거래는 문제가 될 수 있죠. 지금 1억 원인 아파트가 1년 뒤에도 1억 원일지는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1억 원짜리 아파트가 1년 뒤 2억 원 됐다고 했을 경우, 사기로 한 A는 큰 이득을 봅니다. 2억 원짜리 아파트를 선물계약 덕에 1억 원이면 손에 넣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아파트를 팔기로 한 B는 그만큼 손해를 보게 됩니다. 결국 선물거래는 선물을 매매해놓고 선물 매매시세를 만기일 현물 시세와 비교해 성패를 겨루는 '제로섬 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위의 예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미래의 가격인 선물가격과 현물가격은 서로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 경우 선물과 현물의 시세 차이를 베이시스(Basis)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론적으로 선물가격은 현물가격보다 더 비싸야 합니다. 즉 베이시스는 양(+)의 값을 띄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선물가격은 현물가격에 미래 시점의 불확실성에 대한 보상이 추가적으로 개념 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현물을 살 돈을 은행에 예금해도 기간이 늘어날수록 이자수입이 붙는다는 점을 떠올려보면 이해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정상적인 시장이라면 베이시스 양(+)의 값을 띄어야 합니다.

이처럼 베이시스가 양(+)의 값을 띌 때, 즉 '선물가격 > 현물가격' 일 때를 '콘탱고(Contango, 정상시장)'라고 합니다. 콘탱고는 선물가격이 현물가격 보다 고평가된 상태를 말합니다. 반대로 베이시스가 음(-)의 값을 띄울 때, '선물가격 < 현물가격'일 때를 '백워데이션(Backwardation, 역조시장)'이라고 합니다. 이 경우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저평가될 때를 말합니다.

베이시스의 실제

이제 주식시장으로 들어와 베이시스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가장 친밀한 주가지수선물을 언급할 뿐 실제 선물시장은 무궁무진합니다. 예를 들어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원유 선물 시장은 1일 거래량만 20억 배럴이 넘습니다.)

한국 증시에서 주식 선물거래의 중심은 단연 '코스피(KOSPI) 200 선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코스피 200을 선물로 거래하기 위해 만들어진 금융상품입니다. '코스피 200 선물'에는 3월 물, 6월 물, 9월 물, 12월 물 등 네 종류의 상품이 있습니다. 매매는 '계약'단위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단위당 매매계약금은 50만 원입니다.

현재 코스피 시세가 100포인트라 하고, 다다음 달 9월 둘째 주 목요일 만기가 돌아오는 9월 물 선물시세는 107포인트라 하겠습니다. 베이시스(현물가격-선물가격)는 7포인트입니다. 선물이 현물보다 고평가된 '콘탱고' 상황입니다. 이 경우 투자자는 상대적으로 비싼 주가지수 선물을 시장에 내다 팔고, 현물사는 거래를 벌일 수 있습니다.

 

투자가가 선물 9월물을 2건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투자금은 1억 700만 원(=107포인트 x 2계약 x 50만 원)이 됩니다. 이처럼 선물을 판 경우 전문용어로 '매도 포지션' 또는 '숏 포지션'을 택했다고 합니다. 반대로 투자자는 현물 시장에서 1억 원을 들여 판 선물만큼의 현물을 사들였습니다. 이제 9월 물 만기일에 코스피 200종가가 97포인트까지 떨어졌습니다. 투자자는 107포인트에 선물을 매도했기 때문에 10포인트만큼 이득을 보았습니다. 이익금액은 1000만 원(=10포인트 x 2계약 x 50만 원)이 됩니다. 반면 코스피 200 시세가 100포인트에서 97포인트로 떨어지면서 300만 원을 잃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투자자는 선물거래와 현물거래를 병행하여 700만 원의 이익을 보게 됩니다. 반대로 베이시스가 음(-)을 띄우는 백워데이션 상태일 때 저평가된 선물을 사고 고평가된 현물을 파는 경우를 '매수 포지션'또는 '롱 포지션'이라고 합니다.

또한 대부분의 경우 선물과 현물을 서로 반대 방향으로 동시에 투자하여 차익을 노리는데 이를 '차익매매(arbitrage)'라고 하며, 이 중 현물을 사고 선물을 파는 경우를 매수차익매매, 현물을 파고 선물을 사는 경우를 매도파익매매라 합니다. 베이시스는 결국 만기에는 '0'이 됩니다. 선물가격이 미래 특정 시점의 현물가격이기 때문에 만기가 종료되면 해당 선물이 없어지면서 선물가격과 현물가격은 같아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베이시스가 중요한 이유

개념상으로 단순하지만 실제 베이시스는 현물과 선물을 잇는 중개자로서 차익거래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됩니다. 하지만 베이시스가 더욱 중요성을 갖고 있는 이유는 바로 프로그램 매매 때문입니다. 베이시스를 활용하는 차익매매는 고도의 계산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이 감당하기에는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기관투자자들의 손에서 이루어집니다. 기관투자자들은 베이시스를 기본 데이터로 주식 매수와 매도가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합니다. 이 같은 프로그램에 의해 이뤄지는 매매가 바로 '프로그램 매매'입니다.

장이 열리는 동안 선물과 현물의 시세차, 즉 베이시스가 프로그램의 일정 조건에 도달하면 컴퓨터는 자동적으로 매수 또는 매도 주문을 냅니다. 만약 시장에서 베이시스가 음(-)의 값, 즉 백워데이션 추세가 강해진다면 선물이 저평가됐다고 보고 선물을 사고 현물을 파는 매도차익거래가 발생합니다. 기관 투자자에 의한 프로그램 매매는 대부분 대량으로 매매가 이뤄지다 보니 현물시장의 주가가 급락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