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7일 월요일>
일요일인 지난 16일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의 닐 캐시캐리 총재는 CBS 인터뷰에서 Fed가 올해 12월까지 기다려서 한 차례 금리를 내릴 것이란 건 '합리적 예측'이라고 밝혔습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주 점도표에서 올해 한 차례 인하만을 제시했죠. 그는 "인플레이션이 2%로 낮아지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려면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월가는 예상보다 낮게 나온 5월 소비자물가(CPI)가 점도표에 덜 반영되어서 1회 인하만이 나왔다고 봤는데, 그런 게 아니라는 얘기였습니다. 오늘 발언에 나선 필라델피아 연은의 패트릭 하커 총재도 "성장세가 둔화하지만 추세를 웃돌고, 실업률은 완만하게 오르고, 인플레이션이 목표까지 둔화하려면 오래 걸릴 것이다. 모든 게 예상대로 된다면 연말까지 한 번의 금리 인하가 적절하리라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매파적 발언에 뉴욕 채권 시장에서 국채 금리는 아침부터 5~7bp씩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결국, 이런 추세가 유지되면서 오후 5시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7.2bp 상승한 4.285%, 2년물은 8.3bp 상승한 4.768%에 거래됐습니다. 사실 캐시캐리나 하커 총재 모두 올해 FOMC 투표권자는 아닙니다. 홈디포 등 기업들이 210억 달러에 달하는 회사채를 매각한 것도 금리 상승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RSM의 조셉 브루셀라스 이코노미스트는 "연초에 우리는 10년물이 4~4.5% 사이에 머물다 4.25%로 연말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금까지 그것은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2024년 평균 수익률은 4.29%이며, 오늘 수익률은 4.28%"라고 밝혔습니다.
국제 뉴스도 긍정적이진 않았습니다. 지난 주말 프랑스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극우 국민연합(RN)을 반대하는 수십만 명의 인파가 파리 등 전역에서 시위에 나섰습니다. 프랑스 경제지 'Les Echos'는 1면 헤드라인으로 "걱정과 불확실성이 금융계에 퍼졌다"라고 썼습니다. 파리의 투자 자문사인 ACDEFI의 마크 투아티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고객과 기업이 '우리는 프랑스를 떠나야 한다'고 말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여론 조사에 따르면 RN의 지지율은 33%이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르네상스당 중심의 연합은 18%에 그칩니다. 2위는 좌파연합으로 28%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현재 RN은 퇴직 나이를 60세로 낮추고, 공과금과 식품에 대한 판매세를 절반으로 줄이고, 최저 임금을 인상하려고 합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약 1010억 유로의 비용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또 좌파 정당들은 인프라 지출을 중단하고 마크롱이 2017년 폐지한 부유세를 복원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런 혼란 속에 유로화는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유로존은 에너지를 수입해야 하므로 유로화 하락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부를 수 있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씨티그룹은 오늘 '정치적 위험 증가'를 이유로 유럽 주식에 대한 투자등급을 하향 조정했습니다.
중국에서는 소매판매, 산업생산, 주택 가격 등 5월 경제 데이터가 발표됐습니다.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3.7% 증가해 시장 예상(3.0%)보다 나았지만 5월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증가해 컨센서스인 6.0%를 하회했고 전월 6.7%보다 둔화했습니다. 이에 국제 철광석 가격이 떨어지고 구리는 8주 내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70대 주요 도시 5월 주택 가격도 전월 대비 0.7% 떨어져 지난 4월 하락률(0.6%)을 밑돌았고 11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습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이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아침 보합세로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오전 11시가 넘자 상승세로 전환했습니다. 그리고 오름폭을 계속 높였습니다.
지난 주말 몇몇 월가 금융사가 S&P500 지수 연말 목표를 상향 조정한 게 긍정적 영향을 줬습니다. S&P500 지수가 연일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으므로 당연한 일인데요. 그동안 중립, 혹은 비관론자로 분류되던 골드만삭스와 에버코어 ISI가 목표를 크게 높인 게 눈길을 끌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S&P 500의 연말 목표를 기존 5200에서 5600으로 높였습니다. 지수가 5200을 돌파한 지난 3월 이후에도 목표를 조정하지 않고 버텨왔는데요. 마침내 올린 것이죠. 데이비드 코스틴 미국 주식 수석 전략가는 "우리의 이전 예측은 연말 주가수익비율(P/E) 19.5배를 가정했으며 연말까지 월가의 2025년 주당순이익(EPS) 추정 컨센서스가 크게 하향 수정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메가캡 기술주의 강력한 이익 성장으로 현재까지 이익 수정 폭은 우리 예상의 절반에 불과하다. 이렇게 강한 이익 성장을 반영해 공정가치 주가수익비율(P/E)을 19.5배에서 20.4배로 올렸다. 즉 바뀐 예측엔 컨센서스 EPS에 대한 더 작은 하향 조정 및 메가캡 기술주에 대한 더 큰 P/E 프리미엄이 포함되어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골드만은 기본 시나리오 외에 세 가지 다른 시나리오도 제시했습니다.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의 경우 메가캡의 예외적인 이익이 지속된다면 P/E가 23배까지 높아지면서 연말까지 6300으로 치솟을 수 있다고 밝혔고요. 소외됐던 다른 주식들이 이익 증가를 기반으로 메가캡 주식 밸류에이션을 따라잡는 '캐치 업(catch-up)' 시나리오의 경우 P/E 22배, 5900이 가능하다고 봤습니다. 반면 메가캡 기업의 이익 추정치가 너무 높은 것으로 드러난다면 이들의 높은 밸류에이션이 줄어드는 '캐치 다운'(catch-down) 시나리오가 가시화하면서 P/E는 17배까지 하락하고 지수는 4700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설명했고요. 경제 데이터가 부정적으로 나오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경우에는 지수가 P/E 18배 수준, 4800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3개월 목표는 5400, 12개월 목표는 5700으로 제시했는데요. 3개월~연말 전망에 가장 큰 핵심 위험은 미국 대선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역사적으로 대선 연도에는 대선을 앞두고 변동성이 커지면서 10월 말~11월 초 사이에 S&P500 지수가 4% 하락하는 게 통상적이었다는 겁니다. 물론 대선이 끝나면 다시 회복되지만요.
씨티그룹은 거대 기술주의 주가 상승이 지수를 새로운 최고치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S&P500 지수 연말 전망을 5100에서 5600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스콧 크로넛 전략가는 “대형 성장주 집단의 가중치 효과가 지수 가격 움직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거시경제적 배경을 바탕으로 S&P500 목표를 설정하는 전통적 방법은 부적절해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씨티는 2024년 S&P500 기업의 EPS 추정치를 245달러에서 250달러로 높이고 2025년 추정치는 270달러로 제시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S&P500 지수는 내년 중반 5700과 내년 말 5800까지 오를 것으로 봤습니다.
에버코어 ISI도 S&P 500의 연말 목표를 기존 4750에서 6000으로 높였습니다. 에버코어는 그동안 경기 침체로 인해 지수가 하락할 것이라는 비관적 시각을 유지해왔는데요. 월가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목표를 확 올린 겁니다. 줄리언 에마뉘엘 전략가는 "기록적 재정 부양책, 높은 가계의 보유 현금, 낮은 레버리지가 소비자를 지지하고 있는 데다 AI가 등장하면서 생산성 잠재력이 증가하고 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또 인플레이션은 둔화하고 Fed가 금리 인하를 목표로 하고 있어 안정적 성장이 골디락스를 지지할 것으로 봤습니다. 이런 시나리오가 가시화되면 내년 말에는 지수가 7000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는 높은 밸류에이션도 문제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AI에 대한 열정이 S&P500 지수의 밸류에이션을 1960년 이후 가장 높은 10분위까지 밀어 올렸는데, 과거를 보면 이런 높은 밸류에이션은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다는 겁니다. 즉 최근 S&P500 지수는 비싼 20배 구간에 진입한 후 143일이 지났는데, 과거 1998~2000년(737일), 2020~2022년(614일)에는 이런 비싼 밸류에이션이 2년 안팎 유지됐다는 것이죠.
에버코어도 두 가지 시나리오를 더 제시했는데요. 충분한 유동성 속에 기업 이익이 예상보다 더 증가하면 지수는 6500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고요. 반대로, 경기 침체가 다가오거나 변동성이 커지면 지수가 475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만약 지수가 연말까지 6000까지 상승한다면 본다면 뭘 보유해야 할까요? 에버코어는 포트폴리오를 짤 때 4가지 기둥을 세워야 한다고 제시했습니다.
① AI 수혜주입니다. 에버코어 ISI는 콘퍼런스 콜에서 AI 언급이 평균보다 많거나 지난 4개 분기 중 AI에 대한 언급 증가율이 0보다 큰 회사, 올해 EPS 수정이 긍정적인 회사 등을 바탕으로 AI 수혜기업을 꼽았습니다. 여기에는 엔비디아, 알파벳, 아마존, 메타, 브로드컴 등은 당연히 들어가 있고요. 세일스포스, 골드만삭스, 우버, 부킹홀딩스, 블록, 핀터레스트, 이베이 등이 포함됐습니다.
② 모멘텀을 보이는 매력적 소형주(Small Cap Standouts)입니다. Fed가 금리를 인하하면서 경기가 개선되면 혜택을 보게 될 주식들이죠. 에버코어는 EPS 전망이 개선되고 장기 모멘텀이 강한 러셀2000 주식을 뽑아 소개했습니다.
③ 업종별로는 역사적으로 Fed의 마지막 금리 인상~첫 번째 인하 사이에 성과가 좋았던 커뮤니케이션서비스, 필수소비재, 헬스케어 주식에 대해 '시장수익률 상회' 등급을 제시했습니다. 또 AI 순풍과 낮아지는 금리를 고려해 IT 업종도 업그레이드했습니다.
④ 마지막으로 헤지를 위해 옵션을 활용한 콘벡시티(convexity) 스트랭글(Strangle) 전략을 택할 것을 권했습니다. "변동성이 심한 기술주 주도 강세장에서 필수"라는 것이죠. 스트랭글은 만기일은 같지만, 행사가격이 다른 콜옵션과 풋옵션을 함께 매입 또는 매도하는 옵션 기법입니다. 프리미엄이 적은 외가격 옵션을 통해 위험을 분산하는 기법이죠. 에버코어는 8월 만기를 맞는 QQQ 행사가격 500 콜옵션 및 460 풋옵션을 살 것을 권했습니다. 오늘 485.06달러로 마감된 QQQ가 8월까지 510.22달러를 넘거나, 449.78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이익을 보는 구조입니다. 그 사이에서 움직인다면 옵션 프리미엄을 손해 보게 되겠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는데요. 자신들이 추적해온 시장 정점 징후를 가리키는 지표 10개 가운데 4개만 현재 그런 징후를 나타내고 6개는 아직 아니라는 것이죠. 이들 데이터는 콘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 신용여건, 수익률 곡선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과거 평균적으로 7개가 징후를 나타내야 시장이 정점을 찍고 꺾였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비치 리서치 헤드는 비관론을 꺾지 않았습니다. 그는 "우리의 신중한 입장은 멀티플(P/E) 상승 여력은 없으며, 향후 모든 상승 여력은 이익 성장에서 비롯되어야 한다는 견해에 근거한다. 그래서 최선의 시나리오에서도 지금의 높은 주식 위험을 감수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본다. 만약 주식이 20% 이상의 조정을 피하려면 기술(AI)이 단기에 광범위한 경제에 훨씬 더 의미 있는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어야 한다. 우리는 기술이 앞으로도 계속 경제 성장의 핵심 동인이 될 것이라고 믿지만, 기업 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그렇게 갑작스럽고 심오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따라서 경제 성장은 약화하고, 주식은 조정되어야 하며, 투자자들은 더 나은 진입점을 찾아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점점 더 설 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심지어 같은 회사의 다른 부서죠. JP모건의 트레이딩 데스크에서는 계속 강세론을 밝히고 있습니다. 트레이딩 데스크는 "우리는 1분기 어닝시즌 동안의 (폭등, 폭락한) 가격 움직임, 시장의 폭 축소, 헤지펀드의 주식 포지셔닝 감소, 2023년 10월 강세장 시작 이후 S&P500 지수가 약 32% 오른 데 따른 차익실현이 나타날 가능성 등을 바탕으로 시장이 하락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현실화하지 않았으며, 단기 시장 설정은 하락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을 가리키고 있다. 거시적 데이터도 7월로 진입하는 계절적으로 강한 시기에 대한 가설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결국, 다우는 0.49%, S&P500 지수는 0.77% 상승했고 나스닥은 0.95% 뛰면서 거래를 마쳤습니다. S&P500 지수는 오늘까지 6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 기록, 올해 들어 30번째 기록을 썼습니다. CFRA에 따르면 S&P500 지수가 첫 6개월간 30번째 최고 기록을 쓴 것은 1997년과 동률을 이루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네 번째입니다. 1위는 1995년 첫 6개월 동안 58차례 신기록을 쓴 것입니다. 당시 Fed는 보험성 금리 인하를 하면서 시장을 지원했었죠.
AI 주식은 오늘도 시장 상승의 원동력이었습니다. 애플(1.97%)과 마이크로소프트(1.31%)는 메가캡 상승을 이끌면서 나스닥을 1% 수준까지 끌어올렸습니다. 다음 '1조 달러 주식'으로 꼽히는 브로드컴은 지난주 23% 오른 데 이어 오늘도 5.41% 급등했습니다. 슈퍼마이크로도 5.08% 올랐습니다. 델도 5.22% 상승했는데요. 번스타인은 "델이 S&P500 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적격 기업 중 시가총액이 두 번째로 높다. S&P 진입을 위한 모든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라고 썼습니다. 모건스탠리도 "델에 대한 AI 서버 마진에 대한 우려는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보고서를 펴냈습니다.
엔비디아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0.68% 떨어진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CNBC는 오는 6월 21일을 기준으로 운용자산 710억 달러 규모인 XLK(Technology Select Sector SPDR ETF)에서 엔비디아를 100억 달러가량 추가 매수하고 애플은 100억 달러가량 매도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XLK는 시총 1, 2위에 22% 가중치를 주고 3위에는 6%만 할당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금요일이 S&P Technology Select Sector 지수 재조정 기준일이었는데요.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애플이 엔비디아를 누르고 2위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기준은 전체 시가총액이 아닌 S&P가 자체 산정하는 유동주식 기준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기준에 따르면 2위가 엔비디아, 3위가 애플이라는 추정을 SPDR 리서치의 매튜 바르톨리니 헤드를 인용해 쓴 것이죠. 그런데 장중 이런 기사가 나왔음에도 애플은 1.97% 급등하고 엔비디아는 하락세로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AI 주식 급등으로 시장의 폭은 계속 좁아지고 있습니다. 찰스 슈왑의 네이선 페터슨 파생상품 이사는 "지난 1년 이상 시장의 좁은 리더십이 논쟁거리였지만 계속 유입되는 달러는 투자하기에 '가장 안전한' 곳으로 인식되는 주식, 즉 초대형 기술주를 계속 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유형의 시장 지배력이 얼마나 오래 지속할지 추측하기 어렵지만, 이는 '경제의 디지털화'라는 장기적 테마와 강세장 성장주에 대한 투자자의 강한 소유욕을 말해준다"라고 밝혔습니다.
월가 전략가들은 S&P500 지수 목표치를 높이고 있지만, '헤지펀드들은 금리 인하 지연, 경제 지표 둔화, 시장의 폭 축소로 인해 주식에 대해 점점 더 조심스러워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프라임 브로커리지를 인용해 헤지펀드가 장단기 총 레버리지를 2022년 3월 이후 가장 많이 줄였다는 것입니다. 헤지펀드는 지난주 미국 주식을 순매도했으며, 주로 인덱스펀드와 ETF 등 매크로 상품을 팔았습니다. 반면 6주 만에 처음으로 단일 주식 순매수를 기록했습니다. AI 주식을 골라사는 걸까요? 블룸버그는 "이는 헤지펀드가 주식 선택에 있어 더욱 선별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잠재적 지표"라고 밝혔습니다.
주말 사이에 나온 뉴스는 그리 좋진 않았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은 매파적이고, 프랑스에선 높아진 정치적 변동성 속에 자본 이탈 움직임이 이어졌습니다. 중국의 경제 지표는 소매판매는 괜찮지만,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어렵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그러나 미국 증시는 강했습니다. 17일(미 동부시간) 보합으로 출발한 주가는 별 이유 없이 상승세로 돌아섰고 급등하며 마감했습니다. 모닝스타는 ① 높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경제는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고 ② 기업들은 어닝시즌 동안 기록적 이익을 보고했으며 ③ 인플레이션이 다시 개선되고 있다 ④ 이에 따라 Fed는 올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미 증시 강세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게다가 AI 붐이 계속해서 주가에 희망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S&P500 지수가 5500에 바짝 다가서자 월가의 곰(비관론자)들은 대거 전향하고 있습니다.
이런 매파적 발언에 뉴욕 채권 시장에서 국채 금리는 아침부터 5~7bp씩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결국, 이런 추세가 유지되면서 오후 5시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7.2bp 상승한 4.285%, 2년물은 8.3bp 상승한 4.768%에 거래됐습니다. 사실 캐시캐리나 하커 총재 모두 올해 FOMC 투표권자는 아닙니다. 홈디포 등 기업들이 210억 달러에 달하는 회사채를 매각한 것도 금리 상승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RSM의 조셉 브루셀라스 이코노미스트는 "연초에 우리는 10년물이 4~4.5% 사이에 머물다 4.25%로 연말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금까지 그것은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2024년 평균 수익률은 4.29%이며, 오늘 수익률은 4.28%"라고 밝혔습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아침 보합세로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오전 11시가 넘자 상승세로 전환했습니다. 그리고 오름폭을 계속 높였습니다.
지난 주말 몇몇 월가 금융사가 S&P500 지수 연말 목표를 상향 조정한 게 긍정적 영향을 줬습니다. S&P500 지수가 연일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으므로 당연한 일인데요. 그동안 중립, 혹은 비관론자로 분류되던 골드만삭스와 에버코어 ISI가 목표를 크게 높인 게 눈길을 끌었습니다.
골드만은 기본 시나리오 외에 세 가지 다른 시나리오도 제시했습니다.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의 경우 메가캡의 예외적인 이익이 지속된다면 P/E가 23배까지 높아지면서 연말까지 6300으로 치솟을 수 있다고 밝혔고요. 소외됐던 다른 주식들이 이익 증가를 기반으로 메가캡 주식 밸류에이션을 따라잡는 '캐치 업(catch-up)' 시나리오의 경우 P/E 22배, 5900이 가능하다고 봤습니다. 반면 메가캡 기업의 이익 추정치가 너무 높은 것으로 드러난다면 이들의 높은 밸류에이션이 줄어드는 '캐치 다운'(catch-down) 시나리오가 가시화하면서 P/E는 17배까지 하락하고 지수는 4700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설명했고요. 경제 데이터가 부정적으로 나오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경우에는 지수가 P/E 18배 수준, 4800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3개월 목표는 5400, 12개월 목표는 5700으로 제시했는데요. 3개월~연말 전망에 가장 큰 핵심 위험은 미국 대선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역사적으로 대선 연도에는 대선을 앞두고 변동성이 커지면서 10월 말~11월 초 사이에 S&P500 지수가 4% 하락하는 게 통상적이었다는 겁니다. 물론 대선이 끝나면 다시 회복되지만요.
에버코어도 두 가지 시나리오를 더 제시했는데요. 충분한 유동성 속에 기업 이익이 예상보다 더 증가하면 지수는 6500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고요. 반대로, 경기 침체가 다가오거나 변동성이 커지면 지수가 475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만약 지수가 연말까지 6000까지 상승한다면 본다면 뭘 보유해야 할까요? 에버코어는 포트폴리오를 짤 때 4가지 기둥을 세워야 한다고 제시했습니다.
① AI 수혜주입니다. 에버코어 ISI는 콘퍼런스 콜에서 AI 언급이 평균보다 많거나 지난 4개 분기 중 AI에 대한 언급 증가율이 0보다 큰 회사, 올해 EPS 수정이 긍정적인 회사 등을 바탕으로 AI 수혜기업을 꼽았습니다. 여기에는 엔비디아, 알파벳, 아마존, 메타, 브로드컴 등은 당연히 들어가 있고요. 세일스포스, 골드만삭스, 우버, 부킹홀딩스, 블록, 핀터레스트, 이베이 등이 포함됐습니다.
그러나 그는 점점 더 설 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심지어 같은 회사의 다른 부서죠. JP모건의 트레이딩 데스크에서는 계속 강세론을 밝히고 있습니다. 트레이딩 데스크는 "우리는 1분기 어닝시즌 동안의 (폭등, 폭락한) 가격 움직임, 시장의 폭 축소, 헤지펀드의 주식 포지셔닝 감소, 2023년 10월 강세장 시작 이후 S&P500 지수가 약 32% 오른 데 따른 차익실현이 나타날 가능성 등을 바탕으로 시장이 하락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현실화하지 않았으며, 단기 시장 설정은 하락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을 가리키고 있다. 거시적 데이터도 7월로 진입하는 계절적으로 강한 시기에 대한 가설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AI 주식은 오늘도 시장 상승의 원동력이었습니다. 애플(1.97%)과 마이크로소프트(1.31%)는 메가캡 상승을 이끌면서 나스닥을 1% 수준까지 끌어올렸습니다. 다음 '1조 달러 주식'으로 꼽히는 브로드컴은 지난주 23% 오른 데 이어 오늘도 5.41% 급등했습니다. 슈퍼마이크로도 5.08% 올랐습니다. 델도 5.22% 상승했는데요. 번스타인은 "델이 S&P500 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적격 기업 중 시가총액이 두 번째로 높다. S&P 진입을 위한 모든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라고 썼습니다. 모건스탠리도 "델에 대한 AI 서버 마진에 대한 우려는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보고서를 펴냈습니다.
엔비디아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0.68% 떨어진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CNBC는 오는 6월 21일을 기준으로 운용자산 710억 달러 규모인 XLK(Technology Select Sector SPDR ETF)에서 엔비디아를 100억 달러가량 추가 매수하고 애플은 100억 달러가량 매도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XLK는 시총 1, 2위에 22% 가중치를 주고 3위에는 6%만 할당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금요일이 S&P Technology Select Sector 지수 재조정 기준일이었는데요.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애플이 엔비디아를 누르고 2위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기준은 전체 시가총액이 아닌 S&P가 자체 산정하는 유동주식 기준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기준에 따르면 2위가 엔비디아, 3위가 애플이라는 추정을 SPDR 리서치의 매튜 바르톨리니 헤드를 인용해 쓴 것이죠. 그런데 장중 이런 기사가 나왔음에도 애플은 1.97% 급등하고 엔비디아는 하락세로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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