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분석

금 $2000 넘은 이유…다음주 ①PCE 물가 ②사이버트럭 인도 주목

해외선물 전문 정실장 2023. 11. 27. 09:26

 

<11월 24일 금요일>
 
◆미국 주식 : 다우 0.33%, S&P500 0.06%, 나스닥 -0.11%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4.468%(+5.2bp), 2년물 4.951%(+4.1bp)
 
24일(미 동부시간)은 블랙프라이데이였습니다. 중요한 경제 데이터 발표나 이벤트는 없었습니다. 미 중앙은행(Fed) 위원들도 추수감사절 연휴를 즐기느라 입을 다물었습니다.
 
시장 관심은 블랙프라이데이 판매에 쏠렸습니다. 월가는 미국 경제를 지탱해온 소비자들이 지출을 계속할지 블랙프라이데이 매출 집계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는 작년보다는 늘겠지만, 그렇게 강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전미소매업연맹(National Retail Federation)은 올해 11~12월 연말 쇼핑시즌 지출이 작년보다 3~4% 증가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팬데믹 이후 지난 3년간 증가율(2020년 9.1%, 2021년 12.7%, 2022년 5.4%)에 비해 낮지만, 팬데믹 이전 10년(2010~2019년) 연평균 3.6%와 일치하는 수준입니다. NRF의 매튜 셰이 사장은 "연말 매출 증가율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전반적인 가계 재정은 양호하며 소비자의 지출 능력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3분기 소비자 지출은 매우 강했고, 10월 소매 판매 데이터를 봐도 소비 모멘텀은 이어지고 있다"라면서도 "연휴 쇼핑시즌이 매우 성황을 이룰 것이라고 말하는 건 주저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여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첫 번째, 고소득층은 여전히 매우 좋지만, 중하위 가구의 어려움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하위 가구가 더 엄격한 대출 기준, 높은 인플레이션, 더 높은 부채 상환 비용으로 인해 타격을 받고 있으며 이들은 임의소비 지출을 줄이고 있다고 봤습니다. 두 번째는 지난 10월 시작된 학자금 대출 상환 재개입니다. 모건스탠리는 대출자의 약 절반이 10월부터 상환을 시작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세 번째는 소비가 상품에서 여행 휴가 등 서비스로 이동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모건스탠리는 결론적으로 이번 연말 쇼핑시즌엔 소비 증가가 고소득층에 치우치고 여행 휴가 등 경험 지향적 소비가 승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의류, 장난감, 전자제품 등 상품 소비는 약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실제 전자제품 유통업체 베스트바이는 이번 주 콘퍼런스콜에 고르지 못한 소비 수요를 이유로 4분기 매출(동일매장)이 3~7%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골드만삭스도 비슷합니다. 골드만삭스는 "소비자는 확실히 물러나기 시작했지만, 절벽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고 있지는 않다. 우리는 약간의 소비 둔화를 볼 수 있지만, 소비 자체가 도전받는 게 아니라 약간 늘어났던 소비가 일부 철회되는 수준이다. 유통업체들은 급증했던 임의소비재 소비가 약간 줄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소비자는 최고 수준에서 약간 낮아지는 수준으로 소비 속도를 늦추고 있고, 이런 속도 변화는 시장에 따라 다르다. 집이나 주택, 자동차와 관련된 비싼 품목은 조금 더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레스토랑이나 여행에는 여전히 소비가 일어나고 있다. 블랙프라이데이에도 소비는 실제 괜찮으리라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오늘 아침 9시 45분, S&P글로벌이 발표한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이런 상황을 대변했습니다. 제조업의 11월 PMI(예비치)는 49.4로 10월(50.0)이나 월가 예상(49.9)보다 살짝 낮게 나왔습니다. 50 이하는 위축 국면임을 나타냅니다. 반면 서비스업 PMI는 50.8로 집계되어 10월(50.6)이나 예상(50.3)보다 살짝 높았습니다. 넉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이 둘을 합친 합성 PMI는 50.7로 10월과 같았습니다.
제조업은 계속 부진하고(더 위축되고) 서비스업은 여전히 괜찮음(아주 조금 개선)을 보여준 것이죠. 하나 주목할 것은 서비스업과 제조업 모두에서 고용이 위축된 것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서비스업에서 고용 감소가 나타난 것은 2020년 6월 이후 거의 3년 반 만에 처음입니다. 제조업에서는 두 달 연속으로 고용이 위축된 것으로 드러났고요. S&P글로벌은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둔화한 수요 상황과 높아진 비용 압박으로 인해 해고가 발생했다고 꽤 많이 언급했다. 일부는 마진 압박으로 인해 채용이 동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노동시장이 조금씩 냉각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시장이 알고 있고 기다려온 것입니다. 시장은 그다지 데이터에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판매 가격(물가)은 서비스업에서는 상승하고 제조업에선 둔화했습니다. 그러나 모두에서 판매가격 인플레이션이 비용 인플레이션을 초과했습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이는 기업 전반에 걸쳐 마진 압력이 완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오늘 금리는 아침부터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유럽에서 독일 정부는 올해 예산에 대해 헌법에 규정된 부채한도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독일 헌법은 정부가 국내총생산(GDP)의 0.35%까지만 새로 부채를 조달할 수 있도록 제한합니다. 독일 정부는 팬데믹이 터진 뒤 부채한도를 유예해 왔는데, 애초 올해부터 다시 적용하기로 했다가 유예 조치를 이어가기로 한 것이죠. 이는 독일 국채의 공급 증가를 뜻합니다. 이에 독일 국채 금리가 6~7bp 뛰었고, 이는 뉴욕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결국, 오후 2시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5.2bp 뛴 4.468%, 2년물은 4.1bp 오른 4.951%에 거래됐습니다.
뉴욕 증시는 별 방향성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종일 보합 선을 오르내리다가 결국 다우는 0.33% 오르고 S&P500 지수는 0.06% 상승했지만, 나스닥은 0.11% 내린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오늘은 추수감사절 다음날로 시장은 오후 1시에 폐장했습니다. 거래량도 적은 편이었습니다. 2023년 일일 평균 거래량 106억 주의 절반 수준인 49억 주가 거래됐습니다.
애플의 주가는 중국 광군제 기간 화웨이, 샤오미에 밀려 아이폰 매출이 감소했다는 로이터 보도에 0.7% 하락했습니다. 엔비디아는 미국 수출 규제를 준수하도록 설계된 중국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출시를 내년 1분기로 연기한다는 로이터 뉴스에 1.93% 내렸습니다. 나스닥이 하락한 이유입니다. 반면 월마트(0.8%), 타겟(0.7%) 등 유통업체 주가가 블랙프라이데이 기대감에 오르면서 다우와 S&P500 지수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또 소형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러셀2000 지수가 0.67% 올랐습니다.
국제 유가는 약세를 이어갔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02% 하락한 배럴당 75.54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각료회의를 11월 30일로 나흘 연기하면서 추가 감산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탓입니다. 로이터, 블룸버그 등은 오늘 OPEC+ 회원국들은 2024년 아프리카 산유국들의 생산량 수준에 대한 합의가 가까워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추가 감산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IG의 토니 시카모어 분석가는 "현재 가장 가능성 있는 결과는 기존 감산의 연장으로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제조업 PMI가 부진하게 나온 것도 유가에는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달러도 약세를 보였습니다. ICE 달러 인덱스는 0.52% 내린 103.379를 기록했습니다. 일본의 10월 근원 소비자물가(CPI)는 전달보다 2.9% 상승해 9월(2.8%)보다 높아졌습니다. 지난 6월 3.3% 이후 3개월 연속 둔화했던 CPI가 4개월 만에 다시 가팔라진 것입니다. 오안다는 "인플레이션 가속화는 일본은행이 대규모 완화 정책을 중단하도록 추가 압력을 가할 것이다. 2024년 초에 금리를 -0.1%에서 0%로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엔화가 소폭 강세를 보였습니다. 유럽의 합성 PMI가 전달보다 0.6 상승한 47.1을 기록하면서 유로화도 달러 대비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유로 지역의 경제 활동이 올해 남은 기간과 2024년 초에 긍정적으로 전환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전반적으로 좋은 시장 분위기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용과 소비가 잘 버티다 보니 경기도 괜찮고 인플레이션은 둔화하고 있는 덕분입니다. 미국개인투자협회(AAII)가 22일 실시한 조사에서 향후 6개월 동안 증시를 긍정적으로 보는 답변은 45.3%로 한 주 전 43.8%보다 올랐습니다. 3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역사적 평균인 37.5%를 웃돌았습니다.
찰스 슈왑은 "현재 시장에 대해 싫어할 것이 별로 없다. 차트는 기술적으로 빠르게 강세로 바뀌었고 시장의 폭은 넓어지고 있다. 나스닥의 소수 대형기술주가 크게 올랐지만, 이들은 대규모 현금흐름을 창출한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올해 250%나 올랐지만, 주가가 약세를 보일 것이란 주장은 실제로 없다. 경제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다. 확실히 몇 가지 문제가 있지만, 여전히 괜찮다. 실직이 늘면서 공기가 새어 나오는 소리를 희미하게 들을 수 있지만, 파티의 풍선을 터뜨릴 확실한 핀은 없다. 인플레이션 속도는 완화되었으며 미국 경제는 급격한 붕괴가 필요하지 않다. Fed가 시장이 기대하는 내년 5월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지 않으리라고 보지만, 적어도 그때까지 6개월의 시간이 있다. 상황이 완벽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나쁜 정도는 딱 적당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오늘 EPFR의 수치를 인용해 지난 21일까지 한 주 동안 투자자들이 글로벌 주식형 펀드에 165억 달러를 추가 투자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주 동안을 따지면 세계 주식 펀드에 약 400억 달러가 유입되었는데 이는 2022년 2월 이후 가장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지난주 채권형 펀드에는 40억 달러가 유입됐고, 가장 많은 돈이 몰린 곳은 역시 머니마켓펀드로 400억 달러가 몰렸습니다.
하나 특이한 점은 금 펀드에 지난주 7억 달러가 몰려 지난 5월 이후에 가장 많은 돈이 유입됐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오늘 금은 0.55% 올라 온스당 2003.7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 21일 장중 200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종가 기준으로 온스당 200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금융시장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좋은 상황에서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에 돈이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월스트리트의 '공포 게이지'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는 오늘 12.46까지 하락해 2020년 1월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졌습니다.
이에 대해 LPL리서치는 "금리와 달러의 의미 있는 하락은 금의 회복을 뒷받침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최근 경기와 물가 둔화로 인해 Fed가 내년에 금리를 내릴 것으로 기대되면서 금리가 떨어지고 달러 가치가 하락했는데, 이게 금 가격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는 것이죠. 금은 이자가 없으므로 금리가 내려가면 오르는 경향이 있죠. 또 중동에서 지정학적 긴장이 유지되고 있는 것도 금의 위험 프리미엄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게다가 수요 측면에서 세계 중앙은행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러시아 등을 중심으로 중앙은행들은 3분기에 분기 수요의 거의 30%에 달하는 337t을 구매했고, 이는 5년 평균보다 8%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지난 9월까지 중앙은행들은 모두 800t의 금을 순매수했는데, 이는 9개월 동안 따져 사상 최고 기록이라고 밝혔습니다.
LPL리서치는 금은 1940달러 선에 있는 200일 이동평균선의 지지를 받고 있는데, 12월부터는 최고의 2개월 구간에 진입하면서 계절적 순풍을 탈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50년 동안 금은 12월과 1월에 각각 평균 1.4%와 1.9% 상승하는 등 강세를 보여왔다는 것이죠. 다만 금은 지난 몇 년간 2070달러 부근에서 계속 저항을 받아왔기 때문에 상승 모멘텀을 유지하려면 이 수준을 확실히 돌파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다음주 경제 데이터로는 30일 발표될 10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중요합니다. 월가에서는 헤드라인 수치는 전년 대비 3.1%, 전월 대비 0.1% 상승하고, 에너지와 음식을 제외한 근원 수치는 1년 전보다 3.5%, 한달 전에 비해선 0.2% 오를 것으로 봅니다. 이는 9월(헤드라인 3.4%, 0.4% 근원 3.7%, 0.3%)보다 큰 폭으로 둔화하는 것입니다. 이미 예상보다 낮은 10월 소비자물가(CPI), 생산자물가(PPI)를 고려하면 이런 예상은 맞을 수 있습니다. 월간 0.2%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연간 인플레이션은 2%대로 떨어집니다. 펀드스트랫의 톰리 설립자는 "12월에는 몇 가지 긍정적 촉매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주 10월 PCE와 11월 CPI에 대한 두 가지 중요한 인플레이션 보고서가 있다. 둘 다 시장에 긍정적인 놀라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동결 결정을 얻을 것이다. 게다가 우리는 연말까지 긍정적인 계절성을 보고 있다. 비트코인이 올해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것은 위험자산 선호에 대한 또 다른 신호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10월 신규주택 판매(27일),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 PMI(12월 1일)도 나옵니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에 대한 두 번째 추정치(잠정치)도 29일 발표됩니다. 첫 번째 속보치는 4.9%인데, 월가는 5.0%로 높아질 수 있다고 추정합니다.
다음주 어닝시즌에는 세일즈포스, 클라우드 스트라이크, Z스케일러, 스노우 플레이크, 옥타 등 클라우드 및 소프트웨어 업체들과 코스트코, 크로거, 달러 트리, 풋락커, 얼타뷰티 등 유통업체들이 몰려 있습니다.
 
30일에는 테슬라가 사이버트럭 인도 행사를 엽니다. 웨드 부시는 이 행사가 테슬라 주가 상승을 촉발할 수 있다고 봅니다. 과거 모델 3, 모델 Y 출시 이후 주가가 급등했다는 것이죠. 하지만 퓨처펀드의 게리 블랙 매니징 파트너는 "사이버트럭의 가격은 애초 약속했던 3만 달러 대가 아닌 5만9990~7만9990달러까지 높아질 것"이라며 그 효과가 크지 않으리라고 관측했습니다. 일론 머스크 CEO는 양산에 어려움을 안고 있다며 "사이버트럭을 주당 5000대 생산하려면 약 18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매출에 당장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